[방통위원장배 축구] 족구경기

새벽이슬을 맞으며 결연한 각오로 시작한 2010방송통신위원장배 방송통신사업자 축구경기는 달랐다. 축구 패배의 쓰라림을 맛볼 겨를이 없었다. 진 팀은 곧바로 족구대회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사업자 축구대회는 사실상 축구 · 족구대회다. 함께 열린 족구대회를 통해 진 팀은 패자 부활을 노릴 수 있으며, 폐회식 순간까지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족구대회는 부대행사로 마련된 행사이지만, 그 치열함은 말할 수 없다. 아니, 오히려 더욱 비장하다.

우승상금도 100만원으로 적지 않다. 그러니, 예선에서부터 탈락한 팀일수록 결코 물러 설 수 없다는 결연한 눈빛이 돋보였다.

축구팀에서도 최정예원 4명만을 선발해 구성된 족구팀은 대한민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발재간을 가진 이들이다. 스매싱으로 바닥에 공이 꽂힐 것 같은 순간에서도 재빨리 방어태세를 갖춰 받아치는 것은 물론, 세 번째 패스에서 다시 공을 넘길 때에는 주변에서도 탄성을 내지를 정도다.

족구는 공 하나와 금을 그을 공간만 있다면 어디에서나 할 수 있다는 대한민국 비공식 대표 스포츠라고 하지 않았던가. 참가팀은 그동안 곳곳에서 갈고 닦았던 실력을 이 날 대회에서 유감없이 보여줬다. 15점내기 3세트를 진행하는 동안 공을 주고받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축구 경기가 끝날 때를 기다려야 했을 족구장은 쉴 틈이 없었다.

게다가 축구 실력과 족구 실력은 전혀 별개의 문제. 비록 축구로 실력을 검증한 후 치러진 경기지만, 족구대회의 승부는 예측이 불가했다.

이를 증명하듯 방송통신위원회와 MBC는 축구에서는 예산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족구에서는 공동우승과 공동 3위의 영광을 안았다.

오후부터 내린 장대비로 최종 우승팀을 가르지 못해, 박빙의 승부를 기대했던 족구 팬들에게는 약간의 실망감을 주기도 했다. 진검승부는 내년 대회로 미뤄둔 채 결승에 오른 방송통신위원회와 온세통신은 공동우승으로 매듭을 지었다. 공동 3위는 SK텔레콤과 MBC가 차지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