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크리에이티브가 국가 경쟁력] 4회 일본<상> 도쿄기술대 부속 과학기술고

Photo Image
도쿄기술대학 부속 과학기술고등학교 학생들이 재해지용 탐사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과학적 생각, 기술적 인재.`

일본 도쿄기술대학 부속 과학기술고등학교의 모토다. 우리나라로 치면 `전문계고`인 이 학교는 1단계 SSH 프로그램부터 현재 3단계 사업까지 꾸준히 지원대상 학교로 선정돼 사업을 수행해 오고 있다. SSH 프로그램을 수행하며 2005년 교명을 공업고등학교에서 과학기술고등학교로 바꾸고, 이에 대한 새로운 커리큘럼을 만들어 변신하고 있다.

이 학교의 스스무 모마 부교장은 “일반고와 같은 SSH가 아닌, `SS&T(Technology)H`로의 정체성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 전문인력 배출을 목표로 하는 전문계 고등학교 답게 창의성과 함께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각종 연구회를 조직, 운영하고 있다.

처음 1단계 사업에서는 과학연구회 · 첨단기술입문연구회 · 수리연구회 · 사람과 기술연구회 등을 포함한 8개 연구회를 조직해 기틀을 닦았다. 창의적 센스와 독자성, 전문성을 비롯해 단순한 기술자가 아닌 기술자로서의 윤리관을 배양하기 위한 과정도 마련했다.

실제로 기자가 둘러본 이 학교의 학생들은 교복 대신 연구복이나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학교 내부도 교실보다 작업실의 비중이 훨씬 컸다. 본관 건물 뒷편의 로봇작업장에서 만난 오노 아키유키(3학년) 군은 직접 만든 재해지용 탐사로봇을 선보이며 “여기 친구들은 누구나 전문분야를 하나씩 정해놓고 직접 실습해가며 공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수업을 할 때는 가와키타 지로 도쿄기술대 교수가 개발한 `KJ법`이라는 학습법이 쓰인다. 예를 들어 `지구온난화`라는 키워드가 있으면,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을 카드에 적는다. 이를 모으면 학생들 간 일정한 그룹이 형성되고, 그룹별로 그 방법을 통한 문제해결을 직접 시도해 본다. 정답은 없지만 공통된 해결과제를 위한 연구과정을 통해 창의성을 길러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학 진학률도 SSH를 진행하면서 더 높아졌다. 스스무 부교장은 “과기고로 전환하면서 대학 진학도 신경을 쓰고 있다”며 “1학년 때는 우리 학교 출신 학생들이 비교적 기초학력 부족을 느끼지만 2, 3학년이 되면 오히려 학점이나 평가가 더 좋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목적없이 진학한 학생과 전문성을 쌓고 진학한 학생은 분명히 잠재능력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재단의 도쿄기술대학과의 협력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도쿄기술대 교수의 특강과 함께 재학생도 `TA(Teaching Assistant)`로 활용,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로봇의 관절 부분을 집중 연구하는 정보과 3학년의 스즈키 료호타 군은 “도쿄공대 연구실을 견학했을 때 유사한 로봇 설계를 보고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게 연구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Photo Image
도쿄공업대학 부속 과학기술고등학교 3학년의 스즈키 료호타 군이 로봇 관절 제어를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