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통신 3사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LG유플러스가 서비스로서 소프트웨어(SaaS) 방식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10월 중순에 SK텔레콤도 인프라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클라우드데이터센터(CDC)를 구축 중인 KT도 연말부터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단순한 웹하드 확장 수준을 뛰어넘어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가장 먼저 출시한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13일 SaaS 형태의 스마트SME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스마트SME는 경영관리, 매출고객관리, 전사적자원관리(ERP) 등을 제공한다.
10월에는 SK텔레콤이 T클라우드비즈(Tcloud biz)라는 이름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T클라우드비즈는 클라우드 호스팅과 가상 데스크톱 인프라(VDI)가 결합된 IaaS 서비스다.
시기상으로는 가장 늦지만 최근 들어 가장 많이 주목받는 곳은 KT다. KT는 지난 5월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클라우드추진본부를 신설하고 목천에 CDC를 구축하고 있다. 연말에 CDC가 완공되면 이때부터 IaaS와 서비스로서 데이터베이스(DaaS)를 비롯한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가장 먼저 SaaS 선보여=LG유플러스는 올 2월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비스 딜리버리 플랫폼(SDP)을 기반으로 중견중소기업(SBM) 시장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해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 경쟁사보다 빨리 SaaS 형태로 스마트SME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SME는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다. 세무와 회계, 인사, 급여 등을 위한 경영관리 솔루션과 MS오피스는 물론이고 업종별 ERP 솔루션도 제공한다. 모든 서비스는 월정액이나 서비스, 사용자별로 과금이 처리된다.
조근석 LG유플러스 신상품개발팀장은 “스마트SME를 통해 전자세금계산서나 프렌차이즈 운영관리, ERP 솔루션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며 “SaaS 형태지만 이 서비스 안에는 IaaS 기술이 모두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라는 개념과 서비스 자체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타깃으로 삼는 산업과 업종에 맞게 세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얘기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마이로소프트와 전략 제휴를 맺고 10가지의 산업별 최적화 솔루션을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는 건설ERP 솔루션만 제공 중이지만 향후엔 보험을 비롯해 다른 산업군을 위한 솔루션이 추가된다는 뜻이다. LG유플러스는 SaaS를 국내 시장에 접목시킨 후 표준 플랫폼과 비즈니스 모델을 해외에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원스톱 클라우드 목표=SK텔레콤 역시 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SMB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SK텔레콤은 우선 지난 6월 출시된 T비즈포인트의 서비스에 구글 앱스 기반의 경영지원팩을 도입해 중소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협업과 문서관리 지원, 관리와 정보보안, 스마트 워크를 위해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현재 T비즈포인트를 통해 제공되고 있지만 향후엔 자체 클라우드 기반 사업과 연계될 예정이다.
올해 초부터 구축해 온 클라우드 서비스(T클라우드비즈) 인프라는 현재 테스트 단계다. 자세한 상품의 구성은 현재 진행 중이지만 비용절감과 협업, 문서관리, PC 관리와 보안, 스마트 워크 구현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서비스는 10월 중순에 출시되며 현재 일부 서비스에 대해서는 사내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박태순 SK텔레콤 기업사업본부 ICT사업팀장은 “이번에 선보일 서비스는 클라우드 호스팅과 VDI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스토리지 클라우드 서비스인 `T백` 서비스도 10월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SaaS 서비스도 연이어 출시할 예정이다.
박 팀장은 “SK텔레콤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IT자원뿐만 아니라 직원교육, 법률 서비스, 정보제공, SNS 등을 모두 포함하는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KT, 프라이빗 적용 후 퍼블릭 제공=KT는 3개 통신사 중에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말 오픈을 목표로 목천에 구축 중인 CDC는 현재 대부분의 구축이 마무리된 상태다.
CDC 구축이 완료되면 곧바로 IaaS와 DaaS 등 다양한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하고 상용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KT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하기에 앞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통해 내부에 서비스를 제공한 다음 외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KT그룹의 IT인프라를 CDC에 순차적으로 옮겨서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할 방침이다. 기존 시스템 중 CDC에 이관할 수 있는 시스템은 70%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내년엔 PaaS와 데스크톱 가상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PaaS는 개발자들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개발 플랫폼을 클라우드 환경에서 제공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물론 SaaS 서비스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KT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서정식 KT 클라우드추진본부 상무는 “KT그룹 내 다양한 서비스들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클라우드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세계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에 뒤지지 않을 만큼 충분한 경쟁력을 골고루 갖춰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주도권 다툼 치열해진다=통신사 관계자들은 개인사용자를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엔 구글과 같은 인터넷 기업이 유리할지 모르지만 B2B 서비스에는 통신사가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한다. 또 SMB 고객을 중심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이 점차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로 창업을 하거나 IT비용의 절감을 원하는 중소기업들에 필요한 만큼 빌려 쓸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최상의 선택이 될 것이란 얘기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통신사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전문 솔루션 업체와 손잡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모바일과 결합된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되고 표준 플랫폼의 개발과 통신사들의 해외 진출 시도도 연이을 것으로 보인다.
박현순 팀장은 “대부분의 SMB에서는 CRM, HR, 그룹웨어, SFA, ERP의 5가지 시스템이 메인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와 번들로 제공되는 다양한 서비스가 고객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조근석 팀장은 “아직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 조금 더 편리함을 느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호천기자
<표>통신 3사 클라우드 서비스 현황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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