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몰고 온 `사용자경험(UX)` 열풍이 인텔을 포함한 IT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UX`는 사용자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지각하는 총체적인 경험을 가리키는 것으로 `기술` 자체를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이용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담겼다.
저스틴 래트너 인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인텔개발자포럼(IDF)` 마지막 날인 15일(현지시각) “컴퓨팅의 미래는 상황을 인지하고 이를 사용자와 공유하는 획기적인 `UX`를 제공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하드웨어는 이런 `UX`를 지원하는 것으로 기술 자체가 중요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IDF에서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감지됐다. 인텔이 과거 IDF에서 중앙처리장치(CPU) 등의 성능 향상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스마트TV, 차량용 시스템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강조했다. 또 각종 기기가 사용자들이 원하는 바를 예측하고 정보를 제시하는 `상황인식(Context Aware)` 기술을 제시하는 등 사람 중심의 사고 변환을 알렸다.
사용자의 주관적 경험을 중시하는 전략은 애플 `아이폰`의 성공에서 비롯됐다. 래트너 CTO는 “2년 전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 데이터 처리속도, 메모리 용량, 디스플레이 등 모든 성능이 노키아 스마트폰에 뒤졌지만 결국 UX 부문에서 성공한 아이폰이 시장을 압도했다”면서 “스마트TV, 디지털 퍼스널헬스, 클래스메이트PC(교육용 넷북)라는 세 가지 제품 카테고리에 UX를 적용해 우리의 미래를 담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람 중심의 UX를 강조하는 것은 IT업계의 중심적인 흐름이 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거대 IT 기업들은 이미 별도의 UX 부문을 갖췄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 LG CNS · 다음 등이 UX를 연구하고 있다.
한편 지난 13일 개막했던 IDF 2010은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5일 폐막했다. 이번 행사에는 MS · 삼성전자 · IBM · HP · 하이닉스 등 여러 글로벌 기업이 전시장을 마련해 기자와 관람객에게 IT의 미래를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