햅쌀이 나오면서 일년 중 가장 풍요롭다는 한가위가 다가왔다. 항상 추석 전에 높아지는 물가로 부담이 많지만, 차례상을 차리는 데만은 정성을 다 기울이는 게 우리 전통이다. 차례상은 어동육서(魚東肉西: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 좌포우혜(左脯右醯:좌측 끝에는 포, 우측 끝에는 식혜), 조율이시(棗栗梨〃:왼쪽부터 대추, 밤, 배, 감 순으로 놓음) 등의 원칙으로 차린다. 물론 지역과 집안마다 음식에는 조금씩 차이가 난다.
그 중 `조율이시`는 제철 과실류로 어디에서나 빠짐없이 올라가는 차례음식이다. 한의학적인 성미(性味)면에서도 건조해지기 쉬운 환절기 가을철에 몸을 `자윤(滋潤)`해줄 수 있는 가장 뛰어난 음식들이다.
대추(大棗)는 진액과 음혈(陰血)을 보해주며 정신을 평안하게 해준다. 성질은 따뜻하고, `십이경맥을 돕고, 온갖 약을 조화시킨다`하여 주요 한약처방들에 보조약재로 빠짐없이 들어간다. 또한 비위(脾胃)를 보하고 속을 편안히 해주는 효능도 뛰어나다.
밤(栗子)은 성질이 따뜻하며 위장을 튼튼히 하고 신기(腎氣)를 보하며 배고프지 않게 한다. 현대 영양학적으로도 비타민C와 항산화 영양소 등이 풍부해 비만을 예방하고 피부노화를 방지하는데 좋은 음식이다.
배(梨子)는 성질이 서늘해,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나는 것을 풀어준다. 특히 숙취와 갈증해소에 아주 좋다. 기침과 담을 없애주는 효과도 있어, 환절기 건조한 기운에 생긴 기침이 계속될 때 먹으면 도움이 된다.
감(紅枾)은 성미가 차고 달다. `심폐(心肺)를 적셔준다`고 동의보감에 표현돼 있는데, 심폐의 열을 꺼주면서 마른 기침이나 가슴의 번열감을 없애주는 효능을 일컫는 말이다. 배와 성질이 비슷해서 술독을 풀어주고 위열(胃熱)을 내려 갈증을 멎게 한다. 배와 감은 모두 성미가 차기 때문에 몸이 찬 사람들은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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