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마트 TV, 위기감을 가져야

스마트 TV포럼이 7일 발족했다. 삼성전자 · LG전자 등 가전업체, KBS · EBS · KT 등 방송사, 통신사 관련 연구소 등 국내 TV관련 업계 · 연구소가 총망라됐다. 스마트TV 포럼이 발족한 것은 스마트폰에서 애플 · 구글에 선수를 빼앗긴 뼈아픈 경험에서 시작됐다. 스마트TV 분야에서는 그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아직 애플과 구글은 스마트TV 분야에서는 발톱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최근 열린 IFA에서 예상됐던 구글의 TV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애플도 최근 저가형 셋톱 박스만을 선보였을 뿐 애플 TV 진면목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폰에서 봤듯이 두 기업의 위력을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애플은 차치하고라도 구글이 TV 시장에서 성공할 경우, 전 세계 TV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차지해온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치명타를 입을 것은 뻔하다. PC시장에서 윈텔(윈도+인텔) 연합의 위세를 수십년 간 경험하지 않았는가.

방송사나 통신사도 안심할 수 없다. 아예 게임의 룰을 바꿔 방송사의 주 수익원인 광고시장을 송두리째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TV 포럼 출범은 그런 측면에서 시의적절하다. 새로운 변화에 따라 미리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임이 단순히 친목모임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절박함이 필요하다. 절박함이 있어야만 각 기업이 자신의 기득권을 양보하며 결과물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디지털TV 방송 규격을 놓고 미국식이냐 유럽식이냐를 놓고 고민할 때 미국방식 특허를 많이 보유한 LG전자의 양보가 있었기 때문에 합의가 가능했다. 서로 자신만의 입장을 주장할 경우 스마트TV 포럼은 의미가 없어진다. 시간이 별로 없다. 대의를 위해 서로 양보하고 합의해 우리나라가 세계 스마트TV 시장을 주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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