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 성장세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칩 공급 부족사태가 심화되고 있다. 작년 경기 침체 시 투자 부족 후유증 탓이다.
23일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주요 스마트폰 칩 제조사들이 지난해 생산량과 설비 투자를 평균 30% 이상 줄이면서 최근 업계가 칩 공급 부족사태에 직면했다. 실제로 미국 스프린트넥스텔은 일부 지역에서 개통한 4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용 첫 휴대폰인 `HTC 에보 4G`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또 모토로라는 메모리, 카메라 센서, 터치스크린 컨트롤러 등 주요 칩 조달 물량이 달리면서 버라이즌와이어리스의 스마트폰 `드로이드X`를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버라이즌은 온라인 스토어에서 제품 출하에 2주 이상이 소요된다고 공지했다.
이는 칩 업계가 스마트폰 수요 증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극심한 경기 침체기였던 지난해 2월만 해도 칩 업계의 매출이 전년 대비 30%나 떨어졌다. 지난해 말부터 칩 판매량이 회복됐지만 이미 업계는 투자를 31%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맨 뒤였다.
올해 들어 스마트폰 등의 수요가 폭증했지만 물량을 충분히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칩 생산공장이나 파운드리들은 공장 가동률을 100% 가까이 끌어올리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AP는 “칩 부족사태는 애플 경쟁사들이 오는 연말 휴가 시즌에 아이폰을 상대할 제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다는 의미”라면서 “업계는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의 재고 문제는 주문 폭주 때문이지 칩 부족 때문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특히 칩 공급난은 스마트폰 시장 외에 컴퓨팅 업계 전반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시스코와 알카텔루슨트, 에릭슨 등도 납기를 맞추기가 어렵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린리그룹의 린리 그웬냅 대표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칩 업계의 투자가 회복되고 있지만 새로운 제조 라인이 구축되고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는 데는 몇 달이 소요된다”면서 “칩 공급 부족사태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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