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칼럼] 스마트기업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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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열풍이 불고 있다.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들은 얼마나 스마트할까. 스마트폰에서 전화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느끼는 만큼 스마트폰의 `스마트`함에 대한 활용도는 낮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스마트한 사람 또는 스마트한 기업으로 가는 길을 스마트폰에서 찾아야 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먼저 `스마트`의 정의를 어떻게 내릴 것인가. 스마트함은 인간중심을 뜻한다. 즉 스마트한 기술이나 상품은 사람의 직관과 감성에 맞춰 만들어진다. 애플의 아이폰을 보자. 먼저 매뉴얼이 없다. 매뉴얼은 상품과 인간의 벽을 보여주는 상징성이 있다. 이런 매뉴얼이 필요 없다는 것은 사람이 감성과 직관만으로도 기계를 쉽게 다룰 수 있다는 뜻이다.

스마트폰 사회는 더 이상 기술 그 자체가 세상의 중심이 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스마트폰으로 사랑을 하고 친구를 사귀고 지식을 찾고 정보를 나누는 등 개인의 감성과 사랑을 위해 기술을 사용한다. 기술은 이제 개인의 생활 속에서 감성과 관계를 발전시키고 지원하는 도구가 됐다.

이제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기술 그 자체를 중시하기보다 인간의 감성이나 생활 속 편리성에 가치를 두고 기술을 접목하는 패러다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디지털 카메라의 화소수가 500만화소에서 1000만화소로 늘어났다는 사실보다 찍은 사진을 쉽게 `뽀샵` 처리하거나 그 사진을 얼마나 쉽게 친구와 서로 공유할 수 있는지에 더 관심이 많다.

기술은 이렇게 숫자경쟁(기술 그 자체)에서 비계량적인 감성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 즉 기술이 제공하는 부가가치는 곧 인간중심이라는 핵심가치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런 인간중심에서 바라보고 창조된 기술을 `인문학적 기술`이라고 말하고 싶다.

애플이 세계 최대 IT 회사가 된 이유도 바로 인문학적 기술 추구에 있다. 애플이 회사명에서 컴퓨터를 뺀 이유도 인문학적인 기술을 추구하는 회사로 탈바꿈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애플은 항상 사람에 가까운 쪽에 집중 투자한다. 하드웨어보다는 운용체계(OS)에, OS보다는 애플리케이션에 투자해 혁신을 이뤘다. 소프트웨어(SW) 개발자라면 누구나 만들어 팔 수 있고 누구나 터치 한 번으로 즉시 구입해 사용할 수 있는 앱스토어를 만들어 SW 유통에 대변혁을 몰고 왔다. 또 사용자인터페이스(UI)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줬다. 이와 더불어 콘텐츠가 쉽고 유기적으로 생산되고 소비되는 지식 생태계를 가능케 했다.

이런 인문학적 기술은 국가에서 기업으로, 기업에서 개인으로 옮겨진 기술 흐름과 함께 발전했다. 개인 삶의 패턴에 혁신적 변화를 일으킨 인문학적 기술은 이제 역방향으로 혁신을 창조할 것이다. 기업의 일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고 국가의 소통시스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먼저 기업 임직원들은 스마트폰이나 좀 더 큰 화면을 가진 아이패드와 같은 기기에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머지않아 현재의 거대한 SW와 PC는 사라지게 되고 그 자리는 작은 여러 애플리케이션이 대체할 것이다. 또 이 애플리케이션들은 어딘가에서 필요한 업무처리 서비스를 연결해서 받아오게 될 것이다.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 개념이 기업으로 확산된다는 의미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기업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이다.

또 기업은 상품을 단순히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것에서 탈피해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마케팅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제품 품질도 중요하지만 애플이 그랬듯이 제품의 상위개념인 고객중심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제품 사용 경험담이나 제품 또는 기업 관련 이야기가 고객 개인 사이의 관계 속에 스며들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소셜미디어의 활용이다.

이 시점에서 기업이 스마트 기업으로 가는 길은 앞서 언급한 변화를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준비하는지에 달려 있다. 기업 입장에서 인문학적 기술이 곧 고객중심의 기술이고, 스마트 기업으로 가는 길은 이런 인문학적 기술로 무장하는 것이다.

조봉한 하나은행 부행장 겸 하나INS 대표 bonghancho@hanaba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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