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앙 정치무대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특별보좌관, 즉 특보다. 최근 단행된 장차관급 개각에서도 `MB특보` 출신들이 대거 중용되면서 주목을 끌었다.
특보란 국가나 지자체의 주요 현안 등에 대해 정책적 조언이나 자문 역할을 맡는 사람을 일컫는다. 대통령이나 장관이 모든 방면에 걸쳐 해박한 지식이나 식견을 갖출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한 일종의 싱크탱크라 할 수 있다. 이미 청와대와 각 행정부처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각종 직함의 특보로 임명돼 그들의 전문성을 살려 맹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특보는 때론 논란의 대상이 되곤 한다. 심층적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아닌, 선거에 공을 세운 인사들이 특보 자리에 임명되는 경우가 많은 데 따른 것이다. 대표적으로 정무특보의 자리가 그렇다. 정무특보는 정책이나 사안이 미치는 분야에 대한 직접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향후 정권의 지지기반이나 상관관계까지 따져 정무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중요한 자리다. 이로 인해 정무특보는 대부분 임명권자의 최측근이 기용되며, 힘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게 마련이다. 특히 끊임없는 주변의 청탁과 이권의 유혹에 노출되기 쉬운 자리기도 하다.
최근 이러한 특보라는 용어가 지역정가에서도 낯설지 않게 들리고 있다. 지난 6 · 2지방선거에서 새로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조직과 진용을 갖추는 과정에서 정무특보 등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곳이 많다. 어떤 사람을 정무특보로 기용할지는 자치단체장 고유의 인사 권한이다. 특보를 활용해 시 · 도정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면 지역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정책 자문 역할에서 벗어나 제2의 권력자의 자리로 변질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지난해 9월 IT산업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닫고 IT특보를 임명한 것처럼, 가뜩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지방에서도 정무가 아닌, IT 등 경제특보를 영입한다는 소식을 바라는 것은 시기상조일까.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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