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소니 부사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조기퇴직한 뒤 젊은 시절 자신이 활동했던 유명 록그룹으로 되돌아간 기타리스트가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세계 펑크록의 대부격인 `스투지스(Stooges)`그룹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다가 컴퓨터의 매력에 끌려 전자공학을 공부한 뒤 전자업체에 취직해 소니의 기술표준 담당 부사장까지 역임하고 지난해 록그룹 컴백을 위해 은퇴한 제임스 윌리엄슨(60) 씨.
16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윌리엄슨은 14세 때 처음 밴드활동을 시작한 뒤 기타리스트인 이기 팝(Iggy Pop)의 눈에 들어 스투지스에 합류, 1972년 펑크록에서 획기적인 사건으로 꼽히는 `로 파워(raw power)`음반을 만들고 전국 투어를 하기도 했다.
윌리엄슨은 이후 이기 팝과 단독으로 음반작업을 하기도 했으나 80년대 들어 다시 헤어진 뒤 20여년간 한번도 만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윌리엄슨은 기타에 흥미를 잃고 컴퓨터에 심취하게 되며, 캘리포니아의 한 대학에 들어가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반도체회사인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에 취직한 뒤 결혼하고 자녀들도 낳았으며, 1997년 소니로 자리를 옮겨 부사장직에까지 오르게 된다.
윌리엄슨은 그러나 소니에서 자신이 록그룹 멤버였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아 언론에 공개될 때까지 회사내에서는 그가 록그룹에서 활동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직원이 거의 없었다.
윌리엄슨은 이에 대해 자신이 로큰롤 그룹에서 활동했다는 것을 부끄러워한 것은 아니며 단지 말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동료들은 윌리엄슨이 조용하고 분석적이었으며 짧은 흰머리에 양복을 입은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임원의 모습이어서 사내 `스투지스`의 팬조차도 윌리엄슨을 알아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2001년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열린 이기 팝의 솔로공연을 본 뒤 이기 팝과 다시 재회하면서 윌리엄슨은 또한번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2003년 `스투지스`를 재결성한 이기 팝은 지난해 그룹 기타리스트가 사망한 뒤 윌리엄슨에게 합류할 것을 권했고 윌리엄슨은 고민 끝에 다시 음악을 시작하기로 결심, 소니에 조기퇴직을 신청하게 된 것.
`스투지스`는 지난해 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며 체육관 등에서 대규모 공연을 하고 있으나 윌리엄슨은 여전히 소니의 자문역할도 하고 있다.
윌리엄슨은 "록음악으로의 복귀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라며 "비록 이전과 다른 생활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나는 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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