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 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상생 협력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 과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일부 대기업이 협력사와 중장기 신사업 발굴, 자금 및 인력지원 확대 등을 담은 상생 협력 방안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상생 협력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도 수년 전부터 대 · 중소기업 상생 협력을 핵심 정책과제로 삼아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전자신문은 중소기업청, 대 · 중소기업협력재단과 공동으로 4회에 걸쳐 대 · 중소기업 상생 협력 사업인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 지원사업`의 주요 성과와 파급 효과 등을 살펴보고 향후 발전 방안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2002년 6월 시작돼 올해로 제도 시행 9년째를 맞은 중소기업청의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 지원사업`이 정부가 시행하는 국내 대표적인 대 · 중소기업 상생 협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대 · 중소기업협력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이 사업은 수요처(정부, 공공기관, 대기업)가 제안한 과제를 중소기업이 개발하고, 제품 개발에 성공하면 과제를 제안한 해당 수요처가 구매까지 해 준다. 정부와 구매기관은 사업 진행 과정에서 신기술 제품 개발 비용을 최대 10억원까지 지원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보면 기술 개발 단계에서부터 제품의 판로가 확보되는 셈이다. 구매기관 역시 원하는 기술이나 제품을 중소기업을 통해 개발할 수 있게 된다.
국가적으로도 제품 국산화에 따른 수입 대체 효과와 함께 신기술 · 신제품 개발로 국가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 지원사업은 정부와 대 ·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바람직한 연구개발(R&D)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도 시행 후 지난해까지 888개 과제에 정부 예산 1499억원이 지원됐다. 구매기관도 매년 꾸준히 늘어 같은 기간 147개 공공기관 및 대기업이 참여했다.
그간 거둔 기술적 성과도 상당하다.
올해 초 기술과가치가 기술 개발이 끝난 430개 과제를 대상으로 조사한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 성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의 기술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기존 56.4%에서 86.6%로 30.2%포인트나 높아졌다. 기술자립도 역시 완전한 기술자립을 100으로 봤을 때 기존 57.3%에서 89.1%로 껑충 뛰었다.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도 5.7년에서 1.8년으로 무려 3.9년이나 단축됐다. 특허 등 지식재산권도 과제당 2건씩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참여 업체 기술의 질적 수준 향상이 글로벌 경쟁력 향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적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과제당 구매 발생액은 7억8000만원이었고, 수입 대체와 수출 효과도 각각 55만달러와 14만 달러나 됐다. 신규 고용 창출 효과도 2.7명이나 됐다.
개발과제의 상용화율도 74%로 일반적인 정부 R&D 지원사업 상용화율(41%)보다 배 가까이 높아 단순 지원이 아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업에 참여한 기업의 인지도와 이미지도 크게 개선됐으며, 연구개발 환경도 나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 지원사업은 급변하는 산업 환경과 기업의 수요에 맞춰 매년 진화하고 있다. 사업 초기엔 구매기관의 범위가 방위산업분야에 한정됐으나, 2005년 민간부문(대기업)에 이어 2007년 중견기업으로까지 넓어졌다. 또 2008년부터는 민간과 공동으로 협력 · 펀드 관제를 도입해 대규모 지원 없이 개발이 어려운 신기술과 국산화 과제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기업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로 지난 3년간 조성된 펀드 규모만 1832억원에 이른다.
올해부터는 수요자 중심의 지원 정책으로 전환, 기업의 신청 · 접수 기간을 늘리고 평가기간도 줄였다. 또 중소기업의 규모와 역량에 맞춰 자금도 차등 지원하고 있다.
안병화 대 · 중소기업협력재단 사무총장은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지원사업은 수요처와 중소기업이 공동 기술 개발로 성과를 이뤄낸다는 점에서 대 · 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의 대표 사업”이라며 “글로벌 아웃소싱 시대에 중소기업의 R&D 경쟁력이 대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과제인만큼 사명감을 갖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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