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페이스북의 상장이 2012년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개인정보 관리 정책, 소유권 분쟁 등 페이스북이 직면한 여러 문제와 함께 자본시장의 불안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페이스북 IPO를 통해 벤처기업들의 상장 러시와 투자 회수를 기대했던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의 실망이 커졌다.
블룸버그는 2일 페이스북 내부사정에 정통한 다수 취재원을 인용해 “페이스북은 2012년까지 IPO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마크 주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이용자 수와 매출을 늘릴 시간을 더 갖게 됐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 `IPO설`은 페이스북이 시장에 자리잡던 2007년에 처음 떠올라 지난해 말 주식 구조를 IPO에 맞는 모델로 바꿨을 때 소문이 증폭됐다. 이후 2011년 IPO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정설로 굳혀져왔다. 특히 최근 가입자 수 5억명을 돌파하고 지난해 7~8억달러(약 8211억~9384억원)였던 매출이 올해 최대 14억달러(약 1조6422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IPO 기대감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의 가치가 249억달러(약 29조2077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한다.
시장에서는 여러 측면에서 페이스북 상장 연기를 분석했다. 먼저 페이스북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한 후 상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공개 방식이나 보안 수준에 대해 비판받고 있다. 페이스북 지분의 84%를 받기로 했다는 폴 세글리아 씨의 소송도 페이스북의 입지를 흔드는 요인이다. 이와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에서 트위터가 월 1억9000만 방문자를 돌파하면서 치고 올라오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페이스북에 닥친 문제다.
특히 이제 26세에 불과한 주커버그 CEO이 리더십을 쌓을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미리 IPO를 할 경우 외부 주주들의 경영에 대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레이 밸드스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페이스북이 자본을 충분히 갖고 있다면 CEO가 더 많은 경험을 쌓을 때까지 IPO를 미루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크게 실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40개의 기업이 IPO 계획을 연기하거나 철회했을 정도로 시장이 경직됐다. 페이스북이 상장되면 다른 신생기업들도 상장시장으로 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무너졌다는 설명이다.
페이스북은 구체적인 IPO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주커버그 CEO는 7월초 한 인터뷰에서 IPO는 “그것이 의미 있을 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