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사용하는 쇠는 어떻게 만들까. 철광석에서 쇠를 얻는다는 건 교과서에서 배운 기억이 난다. 자연 상태의 철광석에서 쇠를 분리하기 위해서는 석탄이 필요하다. 산소와 결합한 채로 있는 철광석(FeOx, 산화철)에 유연탄을 넣어 순수한 쇠를 추출하고 산소는 석탄과 결합해 이산화탄소로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제철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90%가 나온다.
이산화탄소는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철강업계가 전체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준공되면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나 늘어날 정도다. 철강업계가 기후변화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다.
동부제철(대표 한광희)은 이미 1996년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환경친화기업으로 지정을 받았다. 이듬해 ISO 14001을 획득한 것을 비롯해 전국 녹색기업협의회 부회장사, 녹색기업 4회 연속 재지정 등 무려 15년을 환경친화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지난 4월에는 동부제철 인천공장이 철강회사로는 유일하게 녹색기업으로 선정됐다.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글로벌 그린 컴퍼니로 도약한다는 비전하에 온실가스 배출량 30%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천공장의 비전은 녹색경영시스템과 녹색기술 확보, 녹색조직 확립으로 이뤄진다.
인천공장의 녹색경영시스템은 전략과 기술, 생산 부문의 3박자가 갖춰져 있다. 이는 전사적인 협조 체제로 상호 연계돼 있다.
다음은 녹색기술이다. 경영시스템에 의한 녹색기술 확보는 인천공장이 녹색기업으로 변모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천공장은 지난해 11월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상부 밀폐형 전기로를 준공했다. 기존 고로 상부에서 스크랩을 집어넣는 톱 차지(Top Charge) 방식에서 상부를 밀폐한 콘스틸(Consteel) 방식으로 변경, 기존 고로 대비 에너지 사용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을 4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콘스틸은 전기로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 전기로로 투입되는 철 스크랩을 미리 가열하는 방식이다.
자체적인 노력도 병행한다. 동부제철은 전 라인을 하계 자율절전 제도에 참여토록 했다.
이는 한국전력(KEPCO) 주도 하에 하절기 부하가 집중되는 시간대에 스스로 전력사용량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절감한 전력량만큼 일정한 비용을 차감, 전기요금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게다가 생산량 조절은 물론 연간 36만4035kWh를 절감할 수 있다. 전 공장에 채광을 폴리카보네이트로 교체, 채광효과를 높이고 에너지 사용량은 줄였다.
인천공장이 녹색사업장으로 변신한 데는 에너지위원회 역할도 컸다. 에너지위원회는 매달 한 번씩 열리며 에너지원단위 실적과 성과, 반성 등을 보고한다. 이와 함께 각종 교육 및 세미나에 참석, 에너지 전문가를 육성하기도 한다.
실제로 위원회에서 나온 개선 실적으로는 △재활용수의 냉각수 이용 확대로 정수 사용량 2% 감소 △고효율 다단식 보일러 설치로 LNG사용량 10% 감소 △라인 전력 부하재 생산시간 운영관리로 전력사용량 3% 감소 △열교환기 재질 개선으로 스팀 사용량 5% 절감 등이다.
동부제철의 친환경 노력은 상품 구매에서도 잘 나타난다. 전사적으로 녹색구매 프로세스를 운영, 공사 시방서 및 물품 구매서를 개정했다.
유해물질 사용을 제한하고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자는 게 골자다. 구매 실적만도 지난해만 14억5000만원에 달한다.
또 협력업체 및 납품업체에도 환경교육을 실시, 환경규제나 법규 개정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연 6회 중소기업 환경 멘토링을 통해 중소기업의 환경 관련 개선사항을 발굴,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환경 관련 기술 노하우를 제공, 녹색경영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에너지 절약·대중교통 이용·쓰레기 재활용 등 녹색생활 실천 캠페인과 철강사랑 마라톤 대회, 환경정화 활동 등을 통해 녹색실천 문화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동부제철 인천공장에 있어 지금은 녹색기업 활동기다. 온실가스 감축프로그램 발굴 및 도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등이다.
오는 2012년이면 녹색기술 개발단계에 들어간다.
실제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기술 개발, 에너지경영시스템(EMS) 도입 및 확산이 그 예다.
2014년 이후는 녹색산업 진출기다. 탄소배출권 거래가 활성화되고 청정생산 기술 및 신재생에너지를 직접 적용하게 되는 시기다.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앞으로도 선도적인 녹색기업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저탄소 사업장 확립` `친환경 기업리더` `지속가능경영 활동 액션 플랜`의 3대 키워드를 적극 실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