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이 수출전선에 복귀했다.
TV·냉장고·에어컨·세탁기 등 가전산업이 전통적 물량 공세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가전`으로 브랜드와 인지도를 확고히 구축하며 수출 주력 품목으로 부활했다.
가전의 IT수출 3총사 복귀와 함께, 우리나라 전체 산업 무역수지도 6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계속하며 올해 연간 흑자 목표로 세운 230억달러를 벌써 넘어섰다.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가전산업은 지난달 12억3800만달러의 수출로 5개월 연속 10억달러 이상의 수출 강세를 이어갔다. 7월까지 누적 76억7700만달러의 수출을 기록, 지난해 연간수출액 100억5800만달러의 80% 가까이를 벌써 달성했다. 특히 우리 가전은 지난달 EU·미국·중남미·중국 등에서 모두 1억 달러 이상의 수출을 기록,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는 안정세를 보였다. 연말 블랙 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시즌 수요까지 감안하면, 최근 수년째 극도로 부진했던 가전은 올해 알짜 수출산업으로 화려하게 부활할 전망이다.
가전산업 부활이 예고되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시장도 수출 호조세를 이어갔다. 반도체는 지난달 46억1000만달러를 수출, 전산업 수출 품목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전년동기 대비 수출증가율은 70%를 넘어섰고, 국내 업체의 메모리시장 점유율도 지난 1분기 47%에서 47.5%로 높아졌다.
디스플레이 패널도 지난 4월 이후 패널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시장 중심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전년동기 대비 29.8% 늘어난 28억5000만달러의 수출을 올렸다.
반면, 휴대폰은 전년동기 대비 19.4% 줄어든 22억7000만달러의 수출로 약세를 이어갔다. 컴퓨터 수출도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9.4% 줄어든 6억3400만달러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편, 지난달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29.6% 증가한 413억5800만달러, 수입은 28.9% 늘어난 356억84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56억74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무역흑자 64억2800만달러보다 조금 줄기는 했지만, 올해 월간 기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7월까지 누적 무역흑자액은 233억1500만달러로,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 방안에서 수정 발표한 흑자 목표액 23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경부는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연간 무역흑자가 3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안병화 지경부 수출입과장은 “8월 이후 무역여건은 원화 절상과 원자재가 상승 등 불안 요인이 잠재돼 있으나,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목이 지속적으로 호조세를 보이며 두 자릿수 이상의 흑자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