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로 유명한 RIM(리서치 인 모션)이 태블릿 PC인 `블랙패드`를 내놓는다고 한다. 그동안 소문이 무성했는데,블룸버그의 보도로 기정사실처럼 굳어지는 분위기다.
블룸버그는 RIM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RIM이 애플의 ‘아이패드’와 경쟁할 태블릿PC를 오는 11월 내놓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마리사 콘웨이 RIM 대변인은 이같은 보도 내용에 대해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블룸버그는 RIM이 이미 ‘블랙패드닷컴’이라는 도메인을 확보해 놓았으며, 태블릿의 명칭은 `블랙패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4000여개의 도메인을 갖고 있는 RIM이 `블랙패드닷컴`이라는 도메인을 확보했다고해서 새로 출시될 태블릿의 이름이 `블랙패드`가 될 것이란 보도는 성급하다는 반응도 있다.
이날 블룸버그 보도때문인지 나스닥 시장에서 RIM의 주가는 1.83달러(3.3%) 상승한 57.53달러까지 올랐다. RIM의 주가는 올초 대비 15% 하락할 정도로 맥을 못추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의 주가가 연초대비 22%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RIM의 상황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RIM이 태블릿을 내놓는다면 스마트 디바이스 분야에서 애플과의 전면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8월 3일 뉴욕에서 미국 제2 이동통신사업자인 AT&T와 함께 새로운 스마트폰인 `블랙베리 9800`을 내놓는다.
이번에 출시되는 ‘블랙베리 9800’ 은 애플의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풀 터치스크린 기능을 갖췄고,e메일이나 문자전송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슬라이드 아웃` 방식의 쿼티 자판을 내장하고 있다. 이 제품을 앞세워 미국 시장 점유율 하락을 만회해 보겠다는 게 RIM의 전략이다. IDC 자료에 따르면 RIM의 올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작년 1분기 20.9%에서 19.4%로 하락했다. 동기대비 애플의 점유율은 10.9%에서 16.1%로 급상승했다. 노키아와 함께 스마트폰 시장을 견인해온 RIM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다음달 3일 출시될 `블랙베리 9800`이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AT&T가 이번에 `블랙베리 9800`의 미국내 독점 판매권을 획득한 것도 흥미롭다. AT&T가 미국에서 `아이폰`을 독점 공급중인데 `블랙베리 9800`까지 독점 판매하게 된 것이다.
`블랙패드`의 등장은 RIM의 제품 라인업이 크게 보강되고,새로운 제품 영역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블랙패드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의 영향력 축소를 만회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RIM은 블랙패드와 블랙베리의 연결고리를 찾는데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랙베리 사용자가 주로 e메일과 문자전송 등 기능을 많이 필요로 하는 기업 사용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블랙패드`의 주요 타깃은 보다 분명해진다. `블랙패드` 역시 블랙베리와 마찬가지로 기업 시장을 집중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RIM이 내놓을 `블랙패드`는 아이패드와 마찬가지로 9.7인치의 크기다. 두 개의 카메라를 내장,화상회의를 지원한다. 통신 기능으로는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지원한다. 아이패드와 달리 직접 이동통신망에 접속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블랙패드 사용자들은 와이파이에 일단 접속한 후 테더링(tethering) 방식을 이용해 3G망에 접속한다. 테더링을 위한 데이터 커넥션 장비로 블랙베리가 활용된다는 의미다.
RIM의 태블릿 시장 진출은 시장의 큰 흐름을 거스르기 힘들다는 RIM 경영층의 고민을 잘 반영하고 있다. 포스트 `스마트폰` 전략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게 현 IT시장의 거대한 고민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RIM의 태블릿 시장 진출에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다. 장애물이 크다는 의미다. 소셜미디어 분야 전문 블로그 매체인 매셔블에 따르면 RIM은 애플의 `아이튠즈`와 같은 잘 짜여진 생태계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 원격화상회의,이메일, 문자 전송 등 기능이 아무리 강력하다고 하더라도 생태계가 지원되지 않으면 힘을 쓰지못한다. `블랙패드`가 자칫 `모바일 워드 프로세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그래서 나온다.
왜 직접적으로 3G 접속을 허용하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테더링 방식으로 3G인터넷 접속을 허용하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 물론 원가 하락 요인은 된다.
결국 이같은 상황에선 `블랙패드`의 가격이 이 제품의 성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게 `매셔블`의 결론이다. 블랙베리 사용자 가운데 상당수 사람들이 이미 아이패드나 아이팟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굳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를 갖춘 사람들이 `블랙패드`를 구입할 필요성이 있을까. 물론 가격이 어느 선에서 결정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새로 나올 블랙베리 운영체제 6.0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큰데, 이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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