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기업이 살아야 소프트웨어 인재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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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티맥스소프트 사장

정부는 세계 최고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한 WBS(World Best Software)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올해부터 오는 2012년까지 모바일, 보안, 자동차, 항공, 의료, 교통 등 적극적으로 추진할 7개 과제를 선정하고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도 과거 `IT 강국`의 영향으로 인해 소프트웨어 개발에 종사하고 있는 뛰어난 인재들은 많은 편이다. 그러나 국내 소프트웨어를 대표하던 기업들이 최근 들어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며, 그에 따라 많은 개발 인재들 또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경쟁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가장 시급한 사안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살아갈 환경을 위한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 조성이다. 대한민국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나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같은 스타 개발자가 못 나오는 이유는 이들과 같은 인재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없기도 하지만, 이들이 자생할 만한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인재들의 능력을 통해 확보한 기술력이 소프트웨어 제품과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인재의 중요성이 다른 어떤 산업에 비해 더욱 크다. 따라서 기업의 투자 감소는 곧바로 개발 인재들의 기피와 이탈을 가속화하는 악순환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소프트웨어 기업은 개발자들이 자유로운 연구개발 환경 지원 및 소프트웨어 산업에 많은 인재들이 모일 수 있도록 합당한 대우와 혜택을 마련해야 하고, 이와 함께 정부는 이들이 다 같이 한 방향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적절한 동기부여와 산업정책을 마련해줘야 한다. 또 이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는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도록 사회적 여건도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소프트웨어 각각의 인재들을 단계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경력 경로 개발(Career Path Development) 프로그램의 활성화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좀 더 특화되고 전문화된 기능을 확대 습득하고 후배들을 양성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원자재 가격변동에 따른 수입 비중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다른 수출산업과 비교해 부가가치율이 엄청나게 높다. 시장조사 기관에 의하면 오는 2013년 소프트웨어 시장규모는 반도체 시장의 약 5배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전 세계 각국은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아태지역 기업의 약 30% 이상이 향후 18개월에 걸쳐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할 정도이다.

이런 시점에서 앞선 정부의 적극적인 소프트웨어 산업 지원에 대한 소식과 함께 각계각층에서 지금부터라도 소프트웨어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반성과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의 대표로써 대한민국의 IT산업에서 기업의 올바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과거 국내 대기업의 회장은 “좋은 인재 한 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며 기업과 산업에서 인재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이는 모든 산업에 적용되는 말이겠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소프트웨어 산업만큼 잘 해당되는 분야는 없어 보인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미래, “기업이 살아야 인재가 산다”.

이종욱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 leejw@tma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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