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실적에 전자업계가 충격을 받았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 일 줄이야`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업계는 이같은 형국에 대해 “올 2분기 LG전자 실적은 그동안 `싸이언(휴대폰) 일병`을 구하던 인피니아(TV)가 갑자기 부상을 당한 상황”으로 요약했다. 그나마 세탁기와 에어컨 등 가전이 LG전자의 성장세를 견인한 것이 다행이다.
정도현 LG전자 부사장(CFO)은 28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TV와 가전 판매는 호조를 보였으며, 특히 가전은 견실한 성과를 보여줬다”며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연구개발(R&D)과 마케팅 투자는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업설명회에서는 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휴대폰 사업의 향후 계획과 반등시점에 대한 문의가 쏟아졌다. 휴대폰 판매량은 역대 2분기 최고를 기록했지만, 적자전환이 지닌 파괴력은 컸다.
LG전자는 2분기에 북미와 중남미·아시아 등 일부 지역에서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 1분기보다 13%, 작년 같은 기간보다 2% 증가한 3060만대를 판매했다. 북미에 출시한 `얼라이`폰 등 신제품의 판매가 호조로 이어졌고 중남미와 아시아 지역에서도 전분기대비 10% 이상 판매가 늘어난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가격인하와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대응 부족이 치명적이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가격이 떨어지고 저가 매출 비중이 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며 “연구개발과 마케팅 채널에 대한 투자도 늘면서 결과적으로 적자전환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하반기부터 스마트폰 라인업이 확대되는 만큼 투자 축소보다는 미래 준비를 위해 R&D 및 신흥시장 유통채널 투자를 계속해 향후 수익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매출은 전분기, 전년동기대비 모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LG전자는 2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 430만대보다 47% 늘어난 총 630만대의 평판TV를 판매했다. 하지만 경쟁 심화와 환율 영향으로 지난 1분기 1820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은 2분기 281억원으로 줄었다.
LG전자는 그나마 가전사업과 에어컨 사업에서 위안을 찾았다. 가전사업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사상 최대인 2조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물론 영업이익률은 원재료 가격인상 및 환율의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한국과 중아지역 매출비중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포인트씩 늘었다.
에어컨사업본부(AC)의 경우 상업용 에어컨과 인버터 제품 수출이 늘면서 달러 기준으로 매출이 11% 성장했다. AC사업본부 매출은 1조6300억원, 영업이익률은 3.6%를 기록했다.
김동석·김원석기자 dskim@etnews.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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