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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LCD사업부의 심장부인 `삼성 디스플레이 시티`가 자리잡은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면. `끓는 우물(湯井)`이라는 지명에 걸맞게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던 지난 21일 이곳을 찾았다. 삼성전자의 8세대 양산 라인이 위치한 건물 8층의 한 사무실에 들어서자, 후끈한 열기가 다시금 기자를 맞았다. 그곳에는 연구 시작 7개월 만에 업계 최고 성능의 3D 패널 개발에 성공한 10여명의 `D-업(Dimension-up)팀` 연구원들이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올 1월부터 업계 최초로 `트루(True) 240Hz` 3D패널 양산에 성공했다. 1초에 240장의 영상을 처리할 수 있는 240Hz LCD 패널에 3D 입체영상 처리 알고리듬을 적용해 3DTV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현재 삼성 3D 패널은 밀려드는 주문을 다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LCD사업부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 패널에 이어 3D 패널로 LCD 업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삼성의 저력이 다시 한번 발휘됐다는 평가다.
이 같은 선전은 D-업팀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D-업팀은 기존 LCD 패널의 차원(Dimension)을 한 단계 향상시킨다는 의미로 3D 패널 구현을 위해 지난 2009년 2월 구성됐다. 당시만 해도 `아바타`와 같은 3D 콘텐츠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에서 어떻게든 3D 패널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5명의 연구원으로 프로젝트팀이 출범했다.
현재 10여명이 넘는 연구원으로 규모가 늘어난 D-업팀을 이끌고 있는 김선기 마스터는 “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팀으로 D-업팀이 구성됐지만, 당시만 해도 3D 패널 개발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는 기술이나 자료가 전무한 상황이었다”며 “프로젝트팀 출범 후 7개월 여만에 55인치 3D 패널을 개발, 일본 FPD에 출품했을 당시에도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이 기술적 배경과 전용 콘텐츠가 전무한 상태에서 연구를 거듭하다 보니,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이 사실이다. 한 연구원은 3D 화질을 튜닝하기 위해 밤새워 셔터글래스 안경을 쓰고 알고리듬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눈이 벌겋게 충혈되고 눈물을 많이 흘려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팀원들은 튜닝 자동화 툴을 만들어 개발 과정에서 활용하기도 했다.
온갖 난관을 뚫고 D-업팀은 드디어 지난해 10월 풀HD 화질의 55인치 240㎐ 3D 패널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제품은 빠른 화면에서도 잔상 없는 2D 화면을 구현할 뿐 아니라 3D 영상에서도 해상도 손실 없는 선명한 화면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D-업팀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것은 바로 `블랙 프레임(Black Frame)` 기술이다. 3D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좌우 화면을 시차를 두고 표시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하지만 두 화면 간에 화면 섞임(크로스 토크)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화면 섞임 현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D-업팀은 좌우 화면 사이에 화면 초기화를 위한 검은 화면을 삽입함으로써 좌우 화면이 동일 프레임에 표시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이 같은 기술을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액정 구동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VA(Vertical Allignment) 액정 모드를 이용했다는 배경도 작용했다.
이준표 책임연구원은 “3D패널을 개발하기 위해 기존 LCD 패널에 고속 구동 알고리듬과 고속 액정,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야 했다”며 “특히 우리가 개발한 블랙 프레임 기술을 적용한 패널로 선명한 입체감을 구현했을 때의 희열을 잊을수 없다”고 말했다. 또 “상품화 작업을 통해 올해 초 업계 최초로 240㎐ 3D 패널을 양산시켰을 당시에는 그동안의 어려움과 노고가 한꺼번에 씻겨나갈 듯이 무한한 자부심을 느낄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D-업팀은 업계 최고의 차세대 3D 패널을 개발한다는 목표 아래 동작속도 향상을 위한 고속 액정소재를 적용하고 크로스 토크를 더욱 줄이기 위한 알고리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김정원 선임연구원은 “3D 패널을 앞서 개발하고 양산에 성공하는 등 그동안의 성과도 적지 않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며 “이러한 과제들을 찾아내고 더 선명하고 부드러운 업계 최고 수준의 3D 화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4ms 수준인 구동속도를 더욱 빠르게 한 새로운 액정 소재를 적용하고 장시간 시청해도 피로하지 않도록 자연스러운 3D 감성 화질 알고리듬을 더욱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김선기 마스터는 “이제 3D 패널 구현을 위한 기본적인 기술들은 거의 완성됐다”며 “시청자들이 3D 화면을 오래 보더라도 피로하지 않도록 패널 단계에서의 시인성과 보상 회로 등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내년에 선보일 삼성전자의 차세대 3D 패널에는 D-업팀의 땀과 노력이 더욱 진하게 묻어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뷰:김선기 삼성전자 마스터>
“LCD 패널은 디지털 정보와 사람을 연결하는 휴먼 인터페이스 역할을 통해 전체 세트의 성능을 좌우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3D 영상을 만들고 신호처리를 통해 TV에 표현하는 과정에서 TV 세트 기술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패널에서 이를 소화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3D 영상을 볼 수가 없습니다.”
김선기 삼성전자 마스터는 LCD사업부 내에서 3D 패널 개발의 최고 주역으로 꼽힌다. 2009년 10월 임원급에 준하는 처우와 함께 연구개발에만 매진하도록 한 제1기 마스터에 선임된 김 마스터는 지난 2년여간 3D 패널에만 매달려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마스터는 “3D 패널 개발과정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바로 패널과 세트 기술의 조화”라며 “양대 기술이 잘 조화될 때 고화질의 편안한 3DTV 시청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청자가 느끼는 3D 화질의 대부분은 패널에서 좌우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2D는 물론이고 3D 모드에서도 성능과 화질 저하 없이 편안한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는 요소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마스터는 자사 3D 패널의 강점 소개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고화질 3D 화면 구현을 위해 필수적인 트루 240㎐ 기술과 어지러움증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삼성 독자 기술인 블랙 프레임 기술, 3D 화질 구현에 최적인 고속응답 VA 기술 등이 차별화된 경쟁력”이라며 “이 같은 기술을 조화롭게 구현해 어지러움 현상을 최대한 제거했으며, 내년에 선보일 차세대 제품은 더욱 혁신적인 성능을 보여줄 것을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김 마스터는 향후 3D 기술의 트렌드에 대해 “당분간 액티브 글라스 방식의 3DTV가 주도할 것이며, 무안경식 3D 시대는 액티브 글라스 방식에 견줄 만한 제조비용 절감 및 제품 경쟁력 확보가 변수가 될 것”이라며 “향후 3D 콘텐츠가 다양화되고 확대되면 3D 전용 패널의 보급도 늘어나겠지만, 현재는 고급 2D 디스플레이 성능을 유지하며 3D를 함께 구현하는 3D 제품이 당분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궁극적으로는 무안경식 3D 시장으로 전환될 것이며, 해상도와 화면 구동을 위한 프레임 주파수 발전 속도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3D 제품군이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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