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말로만 민생 챙기는 개점휴업 국회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개점휴업이다. 지난달 임시국회로 공식 회기에 들어갔지만 신임 위원장의 출장과 예산심의 등으로 발의된 주요 법안의 통과가 쉽지 않아 보인다. 2년 전 발의된 방통위 설치법은 사무처 책상 속에서 아직도 긴 잠이다.

현재 문방위에 올라 온 법안은 모두 14개다. 이 가운데 정보통신 산업의 주요 현안인 별정통신사 규제법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관련된 오픈마켓 게임법 등 통신방송법안만 8개에 이른다. 이들 모두 IT산업에 직결된 문제고 민생경제에 큰 역할이 기대되는 법안들이다. 특히 방송사업자 간의 공정경쟁을 유도하는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법)은 발의만 됐지 논의조차 없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IPTV법을 포함안 이들 법안이 지금까지 문방위 내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된 적도 없다는 것이다. 법안 심사와 토론의 장이 될 법안소위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고 하니 정보통신업계만 딱한 처지에 몰려 있는 셈이다.

다음 달은 결산국회가 열린다. 모든 초점은 전년 예산에 대한 심의에 집중될 예정이다. 여기에 9월에 열릴 정기국회에서는 대정부질의로 통신방송 법안은 뒷전으로 내몰릴 우려가 높다. 특히 국정감사까지 이어진다면 올해 법안 통과는 더욱 어려워 보인다. 통신방송 등 민생경제 피해가 우려되는 현실에 대해 눈을 감고 입으로만 민생을 외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주택법 등 각종 국정현안도 중요하다. 하지만 대한민국 경제에서 IT산업이 차지하는 역할도 지대하다. 통신방송법안 처리가 늦춰지면 IT업계와 시장은 혼란이 가중된다. 금쪽같은 하반기 국회를 당리당략으로 소비하는 것은 지난 총선에서 그들을 있게 한 유권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일이 될 것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