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탐구]TV홈쇼핑 시장 포화 속 신세계 눈독?

Q. 홈쇼핑 업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신세계 때문이다. 내로라하는 유통 주자는 이미 대부분 홈쇼핑 채널을 가지고 있다. CJ에서 GS·현대에 이어 롯데도 우리홈쇼핑을 인수하면서 시장에 뛰어 들었다. 간판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신세계만 채널이 없는 상황이다. 관련해 신세계가 최근 정부가 준비 중인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사업권을 위해 물밑에서 뛰고 있다는 소문이 잇따르고 있다. 사실일까.



A. 신세계와 중기중앙회 모두 확답을 피하지만 업계는 신세계가 중기 전용 TV홈쇼핑 채널 사업자로 들어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중소기업 중앙회와 함께 KT, 농협, 기업은행 등과 컨소시엄을 형성하기 위해 막바지 합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가 TV홈쇼핑 사업자로 참여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중기중앙회에서 올해 초 중기 홈쇼핑 채널을 신설하자고 주장할 때 내건 논리는 ‘공익’적인 채널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공공재적인 성격이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중앙회 측은 슬그머니 입장을 바꿨다. 신규 홈쇼핑 채널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면 된다는 것. 최근 열린 신규 홈쇼핑 채널 신설 토론회에서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공공성만 강조하면 자칫 정부 공적자금이 투입돼 국민의 세금이 엉뚱한데 쓰일 수도 있다”며 “이보다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방안이 더 낫다”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중기전용 TV홈쇼핑 채널이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서도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중앙회가 지분 51%를 소유하고 신세계가 10∼20% 가량을 확보해 운영하는 방안을 합리화하기 위한 논리에 불과하다”며 “신세계는 중기중앙회 등과 협의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세계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은 중소·중견 기업이 가져갈 텐데 홈쇼핑 채널 승인 이후 신세계가 조금씩 지분을 잠식한다면 결국 대주주는 대기업이 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근거는 방송통신위원회 입장이다. 최시중 위원장은 지난 7월 국회 문방위 회의에서 9월까지 중기전용 홈쇼핑 채널 신설에 대한 모든 것을 결론 내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에 대해 관련 부처의 한 관계자는 “모든 것을 원점에서 놓고 다시 검토 중”이라며 “중기전용 홈쇼핑 채널이지만 대기업이 지분 참여 등으로 들어오는 것을 법적으로 막을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그간 중기 홈쇼핑 채널에 대해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던 방통위의 이 같은 ‘대기업’ 관련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이와 관련 중기중앙회측은 “신세계 측과 만난 적이 있지만 SSM 등 민감한 이해 관계가 얽혀 있는데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룬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일축했다. 신세계 측은 “회사 차원에서 홈쇼핑 사업은 검토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는 원칙적인 발언만 고수하고 있다.

만약 신세계가 지분 참여로 중기 전용 TV홈쇼핑 채널 사업자가 되면 중소기업 판로 확보라는 정책 수단인 홈쇼핑 채널 본래 취지가 무색해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과거 중기 전용 홈쇼핑으로 설립된 우리홈쇼핑이 대기업인 롯데 그룹에 인수됐던 절차를 다시 밟을 가능성이 높아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래저래 사업자 선정전까지 중기 홈쇼핑 채널을 둘러싼 공방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덩달아 신세계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강병준 기자, 허정윤 기자 bjkang@ent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