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세상과 코드를 맞추다

한적한 어느 묘역. 이곳에 세워진 묘비에는 흔히 볼 수 없는 사각 문양이 표시돼 있다. 바로 2차원 바코드다. 손에 쥔 스마트폰의 바코드 리더 애플리케이션으로 한 묘비의 바코드를 스캔했더니 그 곳에 묻힌 망자(亡者)의 일생이 화면에 뜬다. 그가 누구이며, 언제 태어나 이곳에 묻혔고, 무슨 일을 했는지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와 관련된 사진들까지 나타난다.

이는 일본에서 상용화된 바코드 기반 묘비 안내 서비스를 설명한 것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낯선 광경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바코드 기반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3G 또는 무선랜(와이파이) 네트워크와 즉시 연결되는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속속 접목이 시도되고 있다.

◇바코드와 스마트폰의 궁합=바코드는 일반 상품에서도 흔히 확인되는 1차원 바코드와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2차원 바코드로 나뉜다.

2차원 바코드는 1차원 바코드보다 다양한 정보와 형식을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흑백 격자무늬 패턴을 사용하는 QR코드는 2차원 바코드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으며 빠르게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QR코드는 주로 일본에서 많이 사용됐으며 덴소 웨이브의 등록상표 ‘퀵 리스폰스(Quick Response)’에서 명칭이 비롯됐다. 이미 일본에선 수년전부터 TV·잡지·신문·길거리·건물·메뉴판 등의 바코드를 휴대폰을 통해 읽고 있다.

◇어떤 서비스들이 있나=바코드를 이용한 서비스는 제조·유통·콘텐츠·금융·소비재·공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된다. 간단하게는 바코드를 스캐닝해 제품 가격비교, 이벤트 등 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식음료 유통 이력도 추적할 수 있다.

유통업체 월마트가 이를 적용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구글도 ‘구글 쇼퍼(Google Shopper)’라는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상품의 가격은 물론이고 판매처, 사용자 평가 등의 정보를 보여준다.

국내에서는 아이폰 출시 이후 쿠루쿠루(Qroo Qroo), 에그몬 등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해다. 지난달에는 포털 다음이 1·2차원 바코드를 생성·인식할 수 있는 ‘다음(Daum) 코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내놓으며 본격적인 시장 확장이 시도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다음달 출시되는 신형 아반떼를 알리기 위해 전국 주요 대리점과 시내 주요 거점, 영화관,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등에 QR코드가 삽입된 광고물을 설치, 젊은 고객들의 스마트폰을 유혹하고 있다. 인터넷서점 예스24도 아이폰 카메라를 도서 뒷면 바코드에 비추면 자동으로 해당 도서의 정보를 검색, 구매할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놨다.

김지현 다음 모바일사업본부장은 “이미 3~4년 전 국내에 QR코드, 바코드 기반 서비스들이 도입됐지만 실패했던 때와 달리 스마트폰 시대에는 폰의 카메라를 활용한 검색과 코드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바코드를 이용해 손쉽게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에 연결될 수 있는 구조가 구현된 만큼 QR코드를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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