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밸리 여름휴가 문화가 180도 바뀌었다. 과거 구로공단 시절 7월 말·8월 초 많은 회사들이 일괄휴가를 가는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입주 기업체 성격이 협력사와 일정을 맞춰야 하는 제조업 중심에서 지식기반산업으로 빠르게 바뀌면서 일반 기업과 같은 연차개념의 휴가가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올여름 G밸리 기업들의 각양각색 여름나기 모습을 들여다 본다.
◇휴가철이 더 바쁘다=휴가철에 더 바빠지는 기업이 적지 않다. 민간 기상예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이웨더의 경우 여름 휴가시즌에 오히려 일이 몰린다. 여름철 변덕스런 날씨에 예보관들은 쉽게 자리를 비울 수 없다. 장마와 폭염, 태풍 등 여름철에 찾아오는 특보 상황은 휴가철을 업무의 성수기로 바꿔버리기 일쑤다.
온라인 사진인화 서비스업체인 스냅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고객이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을 한꺼번에 인화 요구하는 게 대부분 여름 휴가철이라는 설명. 이런 업무 특성으로 회사는 여름휴가를 희생하는 대신, 매년 봄과 가을 4명씩의 우수사원을 선발해 해외여행의 특전을 준다.
이밖에 모바일게임 전문업체 게임빌은 간판 RPG 게임 ‘제노니아3’의 출시를 앞두고, 개발팀 전원이 여름 휴가를 가을로 미뤘다. 스마트폰 특수를 보고 있는 보호필름 제조업체 로이츠나인도 어느 해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이색적이라 더 특별한 휴가=카드밴 사업자인 제이티넷은 본격 휴가철을 앞두고 전 직원 1박2일 단합대회를 갖기로 했다. 일정은 레프팅과 간단한 체육대회, 호프파티 등으로 업무 이야기를 나누는 일반적인 워크숍과는 거리를 두기로 했다. 또 상반기 중간 성과결산을 통해 성과금이 더해진 휴가비도 주기로 했다.
티브이로직과 코리아로지스는 각각 회사 자체 연수원 성격의 휴양시설을 갖추고 있다. 경기도 일대 한적한 곳에 위치해 평소 주말은 물론, 여름 휴가철에도 임직원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명소로 활용되곤 한다.
◇휴가지에서도 업무는 ‘이상무’=휴가철이라도 긴급 업무가 발생할 수 있다. 원격지원 서비스 전문업체 코이노는 ‘피씨애니프로’라는 원격제어 서비스를 휴가철에 집중 마케팅하고 있다. 업무 파일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인터넷이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자기 책상 위 PC에서 작업하는 것과 동일한 업무처리를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장민 코이노 이사는 “휴가지 PC방에서 작업을 하려면 파일의 버전, 폰트가 맞지 않아 고생하기 일쑤”라며 “원격지원 서비스는 자기 사무실, 학교에서 사용하던 컴퓨터 환경을 그대로 제공하는 것이 강졈이라고 소개했다.
이밖에 누리텔레콤과 나무소프트는 각각 스마트폰용 단말기 데이터를 관리 솔루션과 모든 파일 열람기능 애플리케이션으로 휴가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긴급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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