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사업에 매달리는 건 IT산업과 안맞아"

Photo Image

 “신성장동력이 될 신 글래스(thin glass), 터치스크린 모듈 사업 등이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어요. 올해는 켐트로닉스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한 해가 될 겁니다.”

 30일 이재능 켐트로닉스 사장(53)은 회사 설립 이래 올해처럼 ‘변화무쌍’한 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슬림형 유리 가공, 터치 스위치 모듈, 전자차폐 등 신사업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케미컬과 일렉트로닉스의 합성어인 ‘켐트로닉스’. 회사명만 봐도 화학과 전자사업이 핵심임을 알 수 있다. 반도체 및 LCD 제조에 사용되는 약품과 터치센서 IC 모듈이 주력 제품이다. 화학·전자 매출 비중이 각각 40%, 60%씩 차지한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로는 최고다. 화학사업은 원자재 수입 비중이 커 외화 결제 수요가 많은 반면, 전자사업은 수출 비중이 높아 외화 유입이 많다. 다른 기업들이 ‘환리스크’ 관리에 골머리를 앓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재능 사장도 그동안 위험 관리에 뛰어난 안정형 최고경영자(CEO)로 꼽혔다. 금융위기와 키코 사태를 무난히 넘겼고, 재무적인 안정성도 높였기 때문이다. 켐트로닉스의 부채 비율은 지난해 400%에 달했지만, 1년 만에 200% 밑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구조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 회사는 저평가받아 왔어요. 그러나 올해부터는 고성장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봅니다.”

 켐트로닉스는 디스플레이 유리에 화학약품을 얇게 가공하는 신 글래스 사업에 지난 2년간 3000만달러 넘게 투자했다. 기존에는 일부 고급 휴대폰에만 적용됐지만, 넷북·태블릿PC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LED와 AM OLED의 확산, 디스플레이 시장이 커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시장 확대로 올해 켐트로닉스의 신 글래스 매출은 지난해보다 100% 성장한 2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플라스틱으로 대체하기 힘들 정도로 유리를 얇게 가공하는 기술력을 가진 회사는 세계적으로도 몇 군데 안 됩니다. 또 유리 가공은 폐수처리 시설에 대한 투자가 중요한데, 우리 회사는 이 부분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요.”

 올해 하반기에는 모바일용 터치스크린 패널 사업에도 진출한다. 터치칩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원천 기술도 확보했다. 전자차폐 사업도 하반기로 갈수록 본격화되고 있다.

 “한 가지 사업에 목숨을 거는 것은 IT산업과 맞지 않습니다. 세계 시장 흐름과 우리 회사가 가진 기술력이 잘 맞아 떨어지고 있어요. 신사업으로 거래처를 다변화하는 것에도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