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월드컵 경기, 누구와 같이 보셨습니까. 10명 이상 같이 보신 분. 없으시네요. 저는 집에 있었지만 2000명이 넘는 사람과 함께 봤습니다.”
김상헌 NHN 대표는 최근 열린 기술표준협회 CEO 조찬강연에서 이 같은 문답으로 서두를 뗐다. 그가 집에서도 2000여명과 함께 월드컵을 관람할 수 있었던 비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그의 ‘미친(미투데이 친구)’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월드컵을 즐겼다. 김 대표는 이날 참석한 100여명의 CEO에게 ‘SNS와 소통경영’을 말했다.
김 대표는 SNS를 CEO의 사외 소통과 사내 소통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팁을 던졌다. 우선 CEO로서의 대외 소통에서는 ‘다양함’과 ‘양방향’이 키워드다. 그는 “과거에는 PR전문가가 일방적으로 고객에게 정보를 전달했지만 지금은 SNS의 발달로 다양한 성격을 가진 외부와 소통을 하면서 동시에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이 생겼다”며 “재빠른 고객 대응은 위기관리에 특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상장사 403개 중 16%만이 SNS를 경영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55% 이상이 실시간 정보 전파 위력을 인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자신이 경영하는 NHN을 예로 들었다. 그는 “우리 회사의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블로그, 미투데이 등을 통해 하루 수만명이 접한다”며 “CEO인 나 스스로도 자연인으로서 감성을 드러내며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바로 SNS”라고 설명했다.
사내 소통에도 SNS는 과거 어떤 방법과도 비교할 수 없는 힘을 가졌다. 김 대표는 “이제 CEO가 사장실에 앉아 부사장 불러서 지시를 내리는 시대가 아니다”며 “직원 중 ‘디지털 네이티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방법이 SNS”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무겁고 업무적인 이야기를 전하는 이메일과, 그보다 조금 가벼운 내용의 소통을 위한 블로그, 짧고 즉흥적이며 감성적인 소통을 위한 미투데이나 트위터를 사내 소통의 세 가지 축으로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회사의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담당 직원 불러서 호통치기보다 블로그나 SNS에 보다 가볍게 내용을 남겨봐라. 조금이라도 관련된 직원들의 피드백이 쏟아질 것”이라며 “상향식의 격의 없는 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CEO가 SNS를 이용한 소통에 임하는 자세를 말했다. “절대 계산된 이미지가 아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그걸 즐거움으로 삼아야 합니다. 감성을 삽입하는 것입니다. 또 작은 소통, 고객 한 명의 작은 목소리 하나에도 귀를 기울이고 답을 주세요. 그 작은 소통이 쌓여서 큰 이미지를 만듭니다. 그리고 꾸준해야 합니다. 하다 말면, 결국 소통에 게으른 CEO로 인식됩니다. SNS 소통은 아직 기업 외적 현상으로 보일지 몰라도, 점점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돼가고 있습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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