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논의 자동차株에 빨간불

이번주 국내 증시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재논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굵직한 `국내외 정책 변수` 등에 작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길게 보면 이런 요소보다는 7월 초부터 구체적으로 나올 2분기 기업 실적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26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ㆍ미 FTA 조기 비준을 위해 `새로운 논의`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시행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일단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FTA 시행 후 대미 수출이 늘어날 수 있는 반도체 가전 등 IT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반면 자동차주에는 단기적으로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의회가 쇠고기와 함께 한ㆍ미 자동차 분야 무역 불균형을 강조해 온 만큼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시장 공략을 어떤 식으로든 줄여 달라`는 식의 요구를 해올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용대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호재를 희석하거나 주가 상승을 억누를 요인"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심리적 악재일지는 몰라도 현대차나 기아차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포드와 GM이 사실상 국영기업화하고 도요타가 리콜 사태로 신뢰를 잃은 반면 현대차는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서 신뢰와 품질을 쌓아왔다"며 "FTA 재조정 내용이 대단히 악의적이지 않는 한 내년까지 현대ㆍ기아차 주당순이익(EPS)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 캐나다 G20 정상회의에선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긴축정책`이 핵심 어젠더로 등장한 만큼 증시에는 그다지 반가울 게 없다.

특히 유럽 신용위기와 관련해서는 7월 스페인이 320억달러의 국채 만기를 앞두고 있어 일시적인 유동성 리스크를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주 우리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던 위안화 절상 이슈도 G20 회의에서 미국ㆍ중국 간 견해차가 불거지면서 위안화 절상폭도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줄어들 수 있다.

경제지표 중에선 미국 고용지표에 관심이 쏠린다. 6월 미국 신규 취업자는 11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택경기가 더블딥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또다시 민간 부문 자생력 회복 여부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증시의 자생적인 강점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 2분기에 국내 주요 기업은 사상 최고치의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고 IT 업종은 3분기까지 이익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 실적이 좋긴 하지만 코스피가 전고점(1757)을 뚫으려면 미국 경제지표, 글로벌 경기 회복 등 주변 여건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박스권을 뚫긴 어려울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승우 연구원 역시 "코스피 1700선 이상에서는 일단 비중을 줄이고 조정 이후에 재매수 기회를 포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매일경제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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