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연말까지 게임 없는 반쪽 서비스를 감수해야 할 신세가 됐다. 새 시장을 기대한 이동통신사와 게임 개발사들의 의욕도 꺾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의 의견 충돌로 인해 임시국회에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가 물 건너갔기 때문이다.
27일 관계 부처 및 업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다룰 법안이 확정된 가운데 게임법 개정안이 포함되지 않았다.
개정안은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마켓 등 콘텐츠 오픈마켓용 게임 중 일정 요건을 지키면 사전심의를 면제해주는 조항이다. 올 초 앱스토어 등에서 게임 카테고리가 빠지면서 스마트폰 이용자와 관련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문화부와 정치권이 찾은 해결 방안이다.
이 개정안의 법사위 심의 대상 제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의 의견 충돌로 불거졌다. 당초 문화부는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여성부와 의견이 다른 청소년 게임 과몰입 대책을 빼고 콘텐츠 오픈마켓 사전심의 등 시급한 현안만 담은 게임법 개정안 처리를 기대했다. 여성부는 게임법 개정안을 임시국회에 올린다면 청소년 게임 과몰입 대책을 담은 청소년보호법도 처리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법사위 관계자는 “게임법 개정안이 시급하다는 점은 다들 공감했지만 부처 간 견해가 첨예하게 대립해 처리가 힘들다”며 “현 상황에서는 9월 정기국회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3개월이 지나야 개정안을 시행할 수 있어 아무리 앞당겨도 연말 이전에는 콘텐츠 오픈마켓 정상화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동통신사와 게임업계는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한 모바일게임업체 대표는 “콘텐츠 오픈마켓 정상화는 모바일 인터넷 발전과 직결된 문제”라며 “청소년 과몰입 대책의 주도권 다툼 때문에 결국 손해보는 건 인터넷업계와 스마트폰 이용자뿐”이라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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