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1993년 1월호 기사에서 1979~1992년 사이 미국 제조부문 생산성이 무려 35%나 성장했으며, 같은 기간 투입된 노동력은 오히려 15%나 줄어들었다는 통계를 소개했다. 이 기사는 특히 1980년대 초반의 생산성 향상은 1%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지만 산업현장에 컴퓨터가 빠른 속도로 보급되면서 생산성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산업현장에서 컴퓨터가 차지하는 역할의 중요성이 입증되면서 미국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 기업들도 앞다퉈 업무에 컴퓨터를 도입하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부터다. 국내 기업들의 업무 방식에도 큰 변화가 있었는데, 이는 방대한 문서 관리나 반복되는 단순 계산 작업을 컴퓨터의 몫으로 넘겨준 덕분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도서관에 보관돼 있는 최초의 보도자료가 1989년에 작성된 매킨토시용 ‘오피스 1.0’ 출시에 관한 것이었다는 점은 당시에 이미 소프트웨어 업계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화두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음을 확인해준다. 오늘날 사무용 소프트웨어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오피스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기업의 업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몇 차례의 중요한 변곡점을 찾을 수 있다.
초기 단계의 오피스는 워드와 엑셀, 파워포인트 등 사무용 소프트웨어 삼총사와 MS 메일로 구성돼 있었다. 하지만 이들 사무용 소프트웨어 삼총사 사이에서도 자료 교환이 어려울 만큼 당시의 사무 자동화는 매우 초보적 단계였다. 기존에 종이와 펜, 자와 칼, 주판이나 계산기로 하던 업무를 컴퓨터와 키보드, 모니터로 옮겨놓은 수준이었는데도 기업의 업무 패턴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1992년 MS는 ‘오피스 3.0’을 출시하면서 최초로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 사이의 데이터 교환 원칙을 표명했다. 엑셀로 작성한 표를 워드 문서에 붙이고, 워드로 작성한 글을 파워포인트에서 불러올 수 있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주요 기업들의 글로벌화가 빠른 속도로 전개되면서 오피스의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1996년 11월 출시된 ‘오피스 97’에는 기존의 MS 메일을 대폭 개량한 아웃룩이 첫선을 보였다. 아웃룩의 등장은 기존에 각각의 PC 또는 개별 사업장의 근거리통신망(LAN) 안에 머물러 있던 기업 정보가 인터넷을 타고 전 세계적 규모로 통합 관리될 수 있음을 의미했다.
이후 약 10년 동안 오피스는 사용자들이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개선하고 손상된 파일을 복구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선에서 큰 발전을 보이지 못하다가 2007년 파일 포맷을 오픈XML로 바꾸면서 또 한 번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새로운 포맷 덕분에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에 관계없이 모든 파일을 읽고 편집할 수 있게 됐다. 프로그램 종류는 물론이고 제조사에 관계없이 모든 디지털 데이터가 장벽 없이 유통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지난 5월 MS가 출시한 ‘오피스 2010’은 기업들의 업무 생산성 향상에 또 한 차례 큰 변혁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오피스 2010은 기존에 PC와 네트워크에 묶여 있던 정보를 휴대폰과 웹으로까지 확대해 ‘언제 어디서나’ 업무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특히 웹을 통해 오피스를 활용할 수 있는 ‘오피스 웹앱스’ 서비스는 최근 IT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개념을 적용, 기업의 생산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제임스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 jameskim@microso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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