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이슈@월드-규제 안건으로 제기되는 망중립성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제안한 인터넷 망 중립성 제도화를 위한 여섯 가지 정책 원칙(NPRM)

망 중립성(net neutrality) 논쟁은 2003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촉발됐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주제다. 네트워크 사업자, 인터넷 콘텐츠 및 서비스 제공사업자와 소비자 그룹을 포함해 다양한 산업 구성원들이 논쟁에 참여해왔다. 미국에서는 규제기관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인터넷 개방성을 보호하는 규칙을 만드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전기통신에 대한 새로운 유럽의 규제기관(BEREC)은 인터넷 개방이 내년 첫 이슈라는 점을 표명했다. 망 중립성에 정책입안자들이 흥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볼 때 망 중립성 규제가 당장은 아닐지라도, 많은 국가에서 부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망 중립성의 핵심 원리는 네트워크 사업자의 방해 혹은 공정하지 못한 차별 없이 콘텐츠 사업자,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 제공사업자들을 위해 개방된 인터넷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망 중립성의 정확한 정의는 전 세계적으로 다소 모호하며 규제기관에 의해 제안된 망 중립성의 원칙은 국가간 차이가 있다.

#망 중립성 논쟁의 중재자는 소비자

지난해의 망 중립성 논쟁은 미국으로부터 유럽, 일본 및 캐나다를 포함한 선진국 시장으로 확대됐다. 유럽 및 북미 이외에 더 많은 규제기관들이 여전히 망 중립성 논쟁에 사로잡혀있다. 망 중립성 논쟁의 핵심은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되는 인터넷 트래픽 형태간 비 차별성 원리가 존재해야 하는지의 여부이다. 여기에는 서로 이해 관계가 다른 두 부류의 시장 구성원이 존재한다.

먼저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규제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길 바라고 있다. 이는 경쟁적이고 시장의 힘에 지배를 받으며, 본질적으로 자기조절적이다. 정부에 의한 중재는 시장의 의도를 부적절하게 미리 짐작하게 하며, 일반적인 시장의 힘을 왜곡시킨다고 본다.

반면 인터넷 콘텐츠 및 서비스 제공사업자는 모든 데이터가 동일하게 취급되는 개방 인터넷을 갖기를 바란다. 구글, 이베이, 스카이프, 페이스북, 아마존 및 소니와 같은 이 분야 대형 회사들은 개방적이고 비 차별적인 인터넷으로 보호되기를 원한다.

이 두 그룹들은 망 중립성에 대한 위협을 인지하고 있다. 네트워크 사업자에게 가장 큰 위협은 규제기관이 공식적으로 망 중립성을 부과하는 규제의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콘텐츠 및 서비스 제공사업자에게는 콘텐츠와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거나, 걸러내거나, 혹은 방해할 뿐만 아니라 계층별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한 네트워크 사업자의 의도다.

엄격한 망 중립성 규제는 네트워크 사업자가 기반 설비에 대한 광범위한 투자로부터 이익을 얻을 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직간접적으로 콘텐츠 및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거나 제한할 수 있는, 계층별 서비스의 도입은 이들 사업자의 매출에 상처를 준다.

이같이 여러 사업자들이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사전적 규제는 세련되지 않은 접근방법이다. 망 중립성의 중요 원칙은 단순해 보일 수 있으나, 복잡한 함의를 갖고 있다. 규제할 것인가? 혹은 규제하지 않을 것인가? 네트워크 부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어떻게 투자를 촉진할 것인가? 만일 단지 ‘이유없는 차별’이 법적으로 금지되는 것이라면, ‘이유 있는’ 차별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결국 규제기관은 요구사항 사이에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이 분야에서 최종적인 정책 중재자는 소비자의 요구여야하며 이는 콘텐츠 및 서비스 제공사업자와 네트워크 사업자 모두의 것과 다르다. 트래픽 제한뿐 아니라 트래픽 관리도 무엇보다 소비자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대부분 소비자 그룹은 언론의 자유 기반 하에 망 중립성 규제를 지지하는 입장을 취했으며, 이에 따라 사전적 규칙의 옹호자인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이, 소비자를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그룹들은 지금까지 콘텐츠 및 서비스 제공사업자를 압도적으로 지지해왔다.



#지역마다 상이한 규제 방식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 규제기관들은 현재 ‘기다리는 접근방식(wait-and-see approach)’을 보이고 있다. 스웨덴의 PTS, 스페인의 CMT 및 영국의 오프콤을 포함한 유럽 규제기관들은 현재의 경쟁 수준과 가용 가능한 수단이 비경쟁적 상황을 다루는데 있어 충분하다고 믿으며 특정 사전 규제가 필요하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다른 규제기관들은 중재를 선택했으나 규제적 접근방식은 규제기관간 차이가 있다. 망 중립성 보고서에서 일본의 규제기관인 MIC는 소비자들이 IP 기반 네트워크의 유연한 활용 및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계층들에 자유로운 접속의 권리가 있다는 원칙의 채택을 제안했다. 노르웨이의 규제기관인 NPT는 망 중립성으로의 완만한 규제적 접근을 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2009년 제시된 가이드라인에 자발적으로 따를 것을 동의했다. 반대로 이탈리아 정부는 콘텐츠,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및 단말 장비와 관련, 만일 네트워크 사업자가 따르지 않을 경우 부과될 처벌과 함께 네트워크 접속이 중립적 조건 하에 운영되어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했다.

미국은 2009년 말 제안된 비차별성, 투명성 요구 등 6가지 개방 인터넷 원칙과 함께 소비자들이 합법적인 인터넷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에 접속 가능하도록 강력한 압력 수단을 이끌고 있다.

기다리는 접근방식은 현재 대다수 규제기관에게 적합한 선택이다. 첫째, 개방 인터넷 규칙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통신사업자의 증거가 미미하다. 기존 규제 혹은 자율 규제는 대부분의 사례에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충분하다. 둘째, 만일 규제적 중재가 너무 이르거나 너무 강하게 실행될 경우 이는 투자를 방해하거나 혁신을 축소시키는 것과 같이 잠재적인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와 함께 규제적 중재는 이미 산업 구성원간 균형을 유지시키고 있는 현재 시장의 힘에 혼란을 줄 수 있다. 셋째, 규제기관은 공식적인 수단을 채택하거나 이들의 관점을 조정하기 전에 모든 시장 구성원에 대한 영향을 조심스럽게 고려해야 한다. 각 측의 다른 관점을 가정하면 공통된 입장에 도달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망 중립성 규칙의 도입에 있어서의 미국의 고압적인 접근방식은 향후 유사한 접근방식을 고려하는 다른 규제기관에게 유용한 사례를 제공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망 중립성 규제는 산업 구성원에 의해 도달된 자율적 합의보다는 공식적 수단을 통해 부과될 것이다. 유럽의 규제기관인 BEREC은 2010년 1월 브뤼셀에서 처음으로 만나 이러한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BEREC은 망 중립성을 2010년 업무 프로그램에서의 주요 의제 중 하나로 설정했다. 규제 프레임워크의 개정은 인터넷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요구를 강화시킬 것이며 이는 27개 EU 가입국들의 관련 규칙 도입 또한 촉진시킬 것이다.

체리스 왕 오범 애널리스트 charice.wang@ov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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