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비즈IT칼럼-에너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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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세계 에너지 환경은 ‘곱하기 2’와 ‘나누기 2’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2050년까지 에너지 소비는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곱하기 2), 동시에 CO₂ 발생량은 절반으로 줄여야 하는(나누기 2) 것을 뜻한다.

 경제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과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에너지 위기는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지자체들이 대규모의 태양열, 조력, 풍력발전단지 건설에 힘쓰고 있고 기업들의 사업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수소전지 자동차와 같은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하는 발상이다.

 하지만 새로운 에너지를 만드는 것이 결코 만능은 아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꼭 필요한 일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그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오늘날 발전량의 극히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좀 더 빨리 확대 보급된다 하더라도 훨씬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에너지 소비 증가율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코펜하겐 기후회의에서 한국이 밝힌 2020년 온실가스 30% 감축목표 달성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해답은 현재 에너지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 상업용 빌딩, 산업용 빌딩 및 사회기반 시설, 산업체의 각 공정에서 효율화를 달성하는 방법밖에 없다.

 에너지 효율화는 그 효과를 당장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갈수록 비중이 커지는 전기에너지는 기존의 모든 전기 설비에 상용화된 기술을 적용하기만 해도 30% 이상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

 에너지 효율화는 수동적이고 능동적인 방법 모두를 병행할 때 가장 효과가 크다. 에너지 감사(Audit)와 측정을 수행한 후 기존 설비를 고효율 모터, 고효율 전등 등 에너지 저소비형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과 같은 수동적 방법을 이용하면 30~50%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여기에 사용자의 노력이 더해져 건물 내 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사용되지 않는 설비는 바로 끄는 등 능동적 방법을 병행한다면 절감 가능한 에너지의 양은 50~70%까지 획기적으로 늘어난다.

 정부에서도 이제는 이와 같은 에너지 효율화 정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무조건적인 목표치 할당과 절감 압력보다는, 에너지 사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분석할 수 있는 자동화 및 감시제어 시스템(Automation and Supervisory System)의 도입이 더욱 효과적이다.

 지속적인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에너지 고효율 제품 개발과 구매를 장려하고, 에너지 절약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만드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세계 각국 정부는 이미 에너지 소비 증가세를 둔화시키고 탄소배출량까지 줄일 수 있는 각종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미국은 상업 및 공공시설, 고층 주거용 빌딩 등에 그린빌딩인증(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독일은 기존 건물의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융자나 기금이 지원되고 있다. 건물 보수 비용의 20~50%를 세액 공제하거나 직접 보조한다. 모두가 기존의 에너지 소비 구조를 고효율 저소비 구조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다.

 에너지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대체 에너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단 하나의 가능한 솔루션은 모든 문제의 핵심에 접근해 데이터를 하나하나 수집하고, 실행 가능한 것부터 행동에 옮겨 실천하는 것이다. 새로운 에너지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일은 현재 가진 에너지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에릭 리제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사장 Leger.S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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