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개된 SK에너지 2차전지 제조라인

"2차전지 공정은 수분 이물질 등이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반도체 수준으로 철저하게 관리됩니다."

지난 18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SK에너지 기술원. 이곳에서는 국내 최초 전기차 배터리 전자동 상업 생산라인이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날 만난 김상범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술팀장은 "모든 공정을 100% 국산 기술로 개발했다"며 "여기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10분 내에 이력 추적이 가능하며 전수조사를 통해 불량률 제로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초로 공개된 전기차 배터리 공정은 음극ㆍ양극판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됐다. 이후 음ㆍ양극 사이에 분리막이 설치된다. 분리막은 양극 사이에 물리적 접촉으로 발생하는 `전기적 쇼트(Electronic Short)`를 차단해 제품 안전도를 책임진다.

김 팀장은 "배터리 폭발 사고는 거의 분리막과 관련돼 있다"며 "분리막 기술 등은 그동안 일본에 종속돼 있었는데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지금은 일본보다 우량한 품질을 생산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분리막을 끼워 넣은 후 전해액을 넣어 패키징(밀봉)하면 배터리 셀이 탄생한다.

곳곳에 위치한 연구원들은 수분과 먼지를 차단하는 방진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물론 이들 없이도 생산라인은 아무런 문제없이 돌아간다. 총 40m 길이인 자동화 라인에서 60개 공정이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불량품도 자동 관리된다. 끊임없이 들어오는 녹색불은 정상품임을 말해준다.

완성된 배터리 셀은 충전과 방전을 통해 일종의 `학습 과정`을 거친다. 이후 2~3주 동안 보관되며 또다시 불량 여부를 가려낸다.

이렇게 완성된 배터리 셀은 아반떼 하이브리드에 40여 개가 들어간다. 순수 전기차인 제너럴모터스(GM) 시보레 볼트에는 400개 이상이 장착된다.

그동안 업계에선 SK에너지 배터리 생산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았다. SK에너지는 지난해 10월 미쓰비시후소 하이브리드차에 장착될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 계약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SK에너지는 실제 가동이 가능한 생산라인이 없었다. 김동섭 기술원장은 "배터리 생산라인은 이달부터 가동에 들어간 것"이라며 "이제 SK에너지는 분리막, 전극 등 배터리에 필요한 모든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국내 유일한 회사"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미 주요 자동차업체에 이곳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현대차를 비롯해 유럽 미국 등 상용차 업체에 배터리 공급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SK그룹은 1996년 SKC를 통해 소형 배터리 개발에 나선 이후 SK에너지가 2005년 자동차용 중대형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이번 생산라인 가동으로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 삼성SDI와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대전 = 문일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