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오위즈를 공동창업하고, 네오위즈 재팬 대표를 거친 이상규씨가 새 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달 열렸던 월드IT쇼를 통해 대외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 이상규씨는 네오랩컨버전스의 회장으로 있다. 사장이 아니고 회장인 이유는 네오랩 산하에 여러 회사들을 두다보니 고민끝에 회장이라고 직함을 붙였다고 한다.
10여년간 콘텐츠 관련 사업을 해온 이 회장이 여러 사업 중에서 닷코드라는 사업을 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이 회장은 “인생의 몇가지 목표가 있는데 이를 위해 사업을 구상하고 있었다”며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제대로 구현하는 회사가 목표였고, 그러다 닷코드라는 신기술을 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2007년 봄에 신기한 원리가 있다는 것을 지인의 소개로 알게됐는데, 사실 당시에는 듣고 넘어갔었다”며 “그러다 불현듯 이 기술을 응용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났고, 바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네오랩은 평범한 종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점 형태의 코드들을 함께 인쇄하고, 이를 펜 형태의 전자장치로 인식하는 ‘닷코드’ 기술을 선보였다. 닷코드 기술이 적용된 종이는 겉으로 봐서는 일반 종이와 다를 바 없지만, 실제로는 작은 코드가 인쇄돼 있다. 각각의 코드들은 암호화된 정보나 하이퍼 링크를 걸 수 있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닷코드 기술은 종이에 디지털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상규 회장은 “닷코드 기술은 페이퍼 2.0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종이의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며 “종이가 사용되는 모든 분야에 적용해 사람들에게 효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닷코드를 눈에 보이지 않는 점들로 메모리 반도체 소자를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바코드의 원리와 비슷하지만 획기적으로 크기를 줄인 셈이다. 처음 나오는 기술이다보니 모듈, 기기, 솔루션 등을 모두 네오랩이 개발해야만 했다. 각각의 분야에 집중하는 회사들을 따로 두게 된 이유다.
닷코드 기술은 콘텐츠나 서비스와 결합할 때 빛을 발한다. 실제로 현재 EBS의 유아용 교재 ‘깨미’에 적용했으며, 올 2학기부터는 EBS 초중고 교재인 ‘하이퍼북’에 시범서비스할 예정이다. 월드IT쇼에서는 어학교재, 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도와주는 장치, 문서 보안 기능이 들어간 파워포인트, 여권과 지폐의 위조 방지 기능 등 닷코드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제품이 소개됐다.
이 회장은 “우리는 닷코드 사업을 소프트웨어도 하드웨어도 아닌 서비스웨어라고 부른다”며 “네오랩 직원들에게 하이브리드형 인간이 되자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하드웨어 관련 전공을 했고, 콘텐츠 사업을 했던 것이 닷코드 사업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상용화 가능한 기술 개발을 마쳤으니 이제부터는 닷코드 기술을 알리고, 사업 파트너를 찾는 일에 주력할 생각이다. 이 회장은 “이제부터는 파트너들과 공생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좋은 솔루션 파트너들을 많이 만나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