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중앙정부 주도의 굵직굵직한 국책사업을 향한 지역주민의 비판적 여론이 실렸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세종시 추진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현 정부의 일방적 강공 드라이브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충청권 민심 앞에서 삼성·웅진·롯데·한화 등 세종시 투자 예정기업도 적지 않게 당황했다. 늦어도 6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상정해 연내 설비 착공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믿고 기다렸지만 또다시 기대가 어긋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다.
삼성 관계자는 3일 말을 아끼면서도 “가장 중요한 게 (투자) 타이밍”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신규 사업에서는 적기투자가 승패의 가늠자인데 앞날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삼성은 최근 정운찬 국무총리와 세종시 입주기업 간 간담회 자리에서 LED조명 등 신수종사업의 조기투자가 절실함을 정부 측에 강하게 피력했다.
삼성은 오는 2015년까지 총 2조500억원을 투자해 세종시를 삼성의 차세대 신수종 산업을 위한 생산 및 연구개발 전진기지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삼성LED·삼성SDI·삼성SDS·삼성전기 등 5개 계열사가 그린에너지와 헬스케어 분야를 중심으로 공장 또는 연구개발(R&D)센터를 조성하겠다는 밑그림까지 만들었으나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웅진그룹 역시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웅진은 에너지 계열사가 태양광 잉곳과 웨이퍼 공장 등을 세종시에 짓기로 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대전에 제2 태양광 잉곳 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아직은 조금 여유가 있다”며 “그러나 가능한 빠른 시기에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 기업 관계자는 “이달 국회의 움직임 등을 보겠지만 언제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면서 “이른 시일내 추진 향배가 결정되지 않으면 다른 대안을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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