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명) 31일 블리자드의 주장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기자회견에는 오경식 SK텔레콤 사무국장(앞줄 좌측부터) 최원제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 김철학 한국e스포츠협회 사업기획국장, 김영진 KT 사무국장 등이 참가, 협회와 구단의 단일한 대응을 다짐했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프로게임단이 최근 블리자드가 그래텍과 맺은 e스포츠 방송 독점 계약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협회가 재협상 가능성은 남겨뒀지만 블리자드에 대한 비난 수위가 높아 갈등의 골이 깊어질 전망이다. 특히 협회가 지적재산권 협상 과정에서 비밀유지협약(NDA)을 맺은 바 없다는 주장에 블리자드가 이를 정면으로 반박, 진실게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조기행)는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블리자드의 일방적 협상중단 선언 및 그레텍과의 계약 발표와 관련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지난 10여년간 한국e스포츠 발전을 위해 땀과 열정을 쏟아온 많은 선수들과 게임단, 팬들의 존재를 원천적으로 무시한 처사”라며 “12개 게임단이 힘을 모아 강력히 대처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최원제 협회 사무총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NDA 파기 여부와 관련해 “협회는 블리자드와 NDA를 맺은 적이 없다”며 “다만 협상 상대자를 존중해 협상 내용을 밝히지 않아왔는데 블리자드는 협회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최 사무총장은 “지난 3년간 협상에서는 사용료와 기간 등이 주요 내용이었는데, 블리자드 주장대로 지재권을 인정하지 않으면 그런 협상이 가능했겠느냐”며 “지금까지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e스포츠를 스포츠로 바라본 협회와 자사 마케팅툴로 보는 블리자드의 시각차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블리자드코리아는 최 총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블리자드코리아 측은 “작은 행사나 협상에도 모두 NDA를 체결하는 것이 관례”라며 “협회와의 협상과 관련해 전임자인 제훈호 상근이사의 사인이 된 문서가 있다”고 말했다. 블리자드의 말이 사실일 경우 협회는 상대를 흠집내려다 되려 내부 업무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시인하는 셈이 된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12개 프로게임단은 공동 명의로 블리자드 측에 △게임제작사가 게임단과 방송사, 협회 등 유관기관의 경영까지 간섭하고 소유권을 과도하게 주장하는 것이 정당한지 △사실상 최대 수혜자이면서도 리그 초창기에는 침묵하다가 뒤늦게 지적재산권을 들고 나온 의도가 무엇인지 △협회와 게임단 대표가 공동으로 협상에 임할 시 응할 의향이 있는지 등 3개 항을 공개적으로 질의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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