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닷컴 "아이스크림이 반도체보다 수출 효자"

"머지 않아 이러닝이 조선ㆍ반도체 못지 않은 수출 효자 노릇을 하게 될 겁니다. 우리나라에는 글로벌 제조업체는 있지만 글로벌 콘텐츠업체나 글로벌 서비스업체는 없잖아요. 세계 이러닝 시장을 공략해 시공미디어를 글로벌 지식서비스업체로 도약시킬 겁니다."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61ㆍ사진)은 자사의 교육콘텐츠 사이트 아이스크림닷컴(i-scream.com)이 지난 17~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열린 세계 이러닝대회 `IMS 러닝 임팩트 2010(IMS Learning Impact 2010)`에서 최우수상인 `플래티넘상`을 수상하자 자신감에 차 이같이 말했다.

이 대회는 전 세계 이러닝 콘텐츠와 디지털기술을 총괄하는 `IMS GLC`가 주최하는 세계 유일의 이러닝대회로, 축구로 치자면 월드컵과 같다. 각국의 내로라 하는 이러닝업체들이 대륙별 지역예선을 거쳐 이듬해 열리는 본선대회에서 자웅을 겨룬다. 올해 본선에 오른 업체는 14곳. 콘텐츠ㆍ소프트웨어 산업 발달이 늦은 한국 업체가 대상을 거머쥔 건 과장을 좀 보태자면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우승 못지 않은 이변이자 쾌거라는 게 업계 평가다.

아이스크림닷컴은 박 회장이 시공테크 자회사인 시공미디어를 통해 개발, 재작년 서비스를 시작한 디지털 멀티미디어 교육 콘텐츠 사이트다. 초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사진ㆍ동영상ㆍ컴퓨터그래픽(CG)ㆍ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아이스크림닷컴은 출시 2년 만에 국내 초등 부문 이러닝 시장을 평정했다. 현재 전국 초등학교 교실 98.5%가 유료로 가입해 서비스를 받고 있다. 350만명의 초등학생이 매일 이 사이트를 활용한 학습서비스를 받는다.

박 회장은 아이스크림닷컴의 성공 비결을 `융합`에서 찾았다. 풍부한 디지털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창의적인 서비스, 첨단 기술이 `지식상품`의 형태로 융합되면서 시너지효과가 창출됐고, 이것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아이스크림닷컴에서 돋보이는 건 충실한 콘텐츠다. 시공테크가 지난 10여 년간 전시관, 박물관, 영상 제작사업 등을 해오면서 차곡차곡 모아온 300만여 점의 방대한 사진ㆍ동영상 자료들이 녹아 있다. 이 회사가 그동안 콘텐츠에 투자한 금액만 300억원에 달한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도 창의적이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구구단송 플래시`를 이용해 수학수업을 하고, 과학시간에는 피라미드를 어떻게 건축했는지를 담은 동영상을 보며 무거운 물체를 움직이는 방법에 대해 배우는 식이다.

박 회장은 "전체 직원 120명 중 콘텐츠 제작을 포함한 연구개발 인력이 60명이나 된다"며 "단순한 보여주기식이 아닌, 학생과 교사가 학습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게 바로 창의성이고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러닝 시장이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전 세계 교육시장이 급속도로 디지털 멀티미디어화되고 있기 때문. 신종 플루ㆍ독도문제의 시사적인 이슈에 대해 실시간 교육을 할 수 있는 등 이러닝이 아날로그 교과서가 갖지 못한 장점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박 회장은 이번 수상이 아이스크림닷컴의 해외 진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폰 제조사를 비롯해 e북, PMP, 태블릿PC 등 멀티미디어 디바이스 제조사들이 자신들이 만드는 디바이스의 경쟁력을 높여줄 `킬러 콘텐츠` 확보를 위해 시공테크와 접촉해 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박 회장은 "세계 각국이 멀티미디어 학습 프로그램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사진ㆍ동영상 등 학습효과가 높은 멀티미디어 콘텐츠들은 엄격한 저작원 보호를 받고 있어 전문기업 탄생이 쉽지 않다"며 "특히 아이스크림닷컴처럼 콘텐츠와 기술, 서비스가 결합된 상품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시장을 국내로만 한정하면 아이스크림닷컴은 수익성이 뛰어난 사업은 아니다. 연회비가 단체 3만9000원ㆍ개인 4만5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단체로 가입할 경우 교사 1인당 월 3250원 꼴이다.

박 회장은 아이스크림닷컴 후속으로 내년 6월 초등학생용 사이트를 개설하고, 이어 중학생과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사이트를 개설할 예정이다.

[매일경제,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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