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식당, 엘리베이터 등에서 남의 휴대폰 대화가 유독 귀에 거슬리는 이유는 일방의 대화만 들림으로써 뇌가 혼란을 겪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코넬 대학 심리학과의 로런 엠버슨(Lauren Emberson) 연구원은 쌍방 대화 중 한쪽 얘기만 듣게 될 때는 뇌가 대화의 연결을 예측할 수 없어 어려움과 혼란을 겪게 되며 이 때문에 대화에 주의력을 빼앗기게 된다고 밝힌 것으로 헬스데이 뉴스가 21일 보도했다.
우리 뇌의 언어처리 기능은 한 말 다음에 어떤 말이 올 것인가를 예상하고 예측하는 능력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대화하는 두 사람 중 어느 한 쪽의 말만 들리게 되면 그다음에 어떤 말이 올 것인지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면서 듣는 것 자체가 힘겨운 작업이 된다고 엠버슨 연구원은 말했다.
이를테면 “난 먹는 걸 좋아해”라는 말을 들으면 뇌는 음식 종류에 대한 말이 뒤따를 것으로 예측하는데 그 뒷얘기가 없으면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얘기에 더욱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일련의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연구팀은 일단의 남자 대학생들에게 우선 소음이 없는 조용한 방에서 스크린 속에 움직이는 점을 마우스로 쫓아가는 것을 포함, 100% 주의력을 요하는 여러가지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어서 두 여대생이 얘기를 나누는 녹음테이프와 한 여대생이 친구와 나눈 대화내용을 설명하는 녹음테이프를 차례로 틀어 주면서 같은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들에게는 녹음내용을 최대한 외면하도록 주문했다.
테스트 결과는 조용한 방에서 테스트를 실시했을 때와 별 차이 없이 양호했다.
그러나 두 여대생의 대화 중 한쪽 여대생의 말만 떼어서 들려주었을 땐 실수가 급증하면서 테스트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영국 요크 대학의 게리 올트만(Guerry Altmann) 심리학교수는 전화대화 중 일방의 말만 들리는 것을 평탄한 길과 자갈이 깔린 울퉁불퉁한 길을 걷는 것의 차이에 비유했다. 평탄한 길을 갈 때는 그다지 큰 주의가 필요없지만 기복이 심한 길은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그만큼 주의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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