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계 어린이용 비스킷·캐러멜 출시 잇달아
태풍과 지진 같은 재난이 잦은 일본에서 최근 보존기간을 늘리고 맛과 영양을 더한 신개념 재난대비 비상식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재난대비 비상식량시장 확대를 예상한 일본 제과업계는 특히 피난 어린이들을 겨냥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오사카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는 지난 4월 일본의 비상식량용 과자시장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저출산에 따른 수요 감소 상황에 처한 일본 제과업계가 돌파구 마련을 위해 비상용 과자 제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오사카 KBC 보고서에 따르면, 집중호우·태풍·지진 등 자연재해 대비가 철저한 일본은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을 중심으로 비상식량을 대규모 구매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건빵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맛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이 속속 출시돼 인기몰이 중이다.
일본 제과업계는 건빵을 비롯한 비상식량시장 확대 추세에 따라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 롯데제과와 모리나가제과 등이 대표적이 사례다.
롯데는 지난해 8월 내놓은 ‘코알라 마치 비스킷’을 통해 비상식량시장에 진출했다. 롯데의 주력 상품 ‘코알라 마치’의 재난대비용 버전인 이 제품은 출시 뒤 순조롭게 판매되면서 롯데의 효자상품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출시 배경에 대해 롯데 상품개발부 기획실 담당자는 “재난상황에서도 평소 많이 먹던 과자를 찾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특히 어린이에 주목했다. “TV로 재난피해자들을 볼 때마다 울고 있는 어린이가 많았다. 어린이들이 과자를 먹을 때나마 웃을 수 있도록 제품을 기획했다”는 게 롯데 관계자의 설명이다.
비상용 코알라 마치 비스킷은 일반 제품보다 얇게 구운 비스킷에, 오랫동안 보존하기 어려운 초콜릿 대신 장기보존이 가능한 재료를 둘렀다. 때문에 기존 제품의 보존기간이 1년임에 비해 이 제품의 보존기간은 3년이나 된다. 또 이가 나기 시작하는 만 1세의 유아도 먹을 수 있도록 부드럽게 만들었다.
포장도 어린이 눈높이를 맞춰 초록색 용기(캔)에 헬멧을 쓰고 웃는 표정이 인상적인 코알라 그림을 선명하게 새겨 넣었다. 그림을 보고 위안을 얻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용기 뒷면엔 일본 통신사 NTT의 비상연락번호를 부착해 부모와 떨어졌을 때 도움을 요청하도록 했다.
또 손을 씻기 어려운 재난상황을 감안해 비스킷을 조금씩 나누어 포장하고, 일반 비스킷 보다 덜 달게 해 상대적으로 목이 덜 마르게 배려한 점 등 꼼꼼하게 신경을 썼다.
일본의 전통과자 회사인 모리나가제과도 비상용 과자시장 성장에 한 몫하고 있다. 모리나가제과는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밀크캐러멜을 무상 배급한 뒤부터 일본을 대표하는 비상식품업체로 인식돼왔다.
관동대지진 이후 매년 9월1일 ‘방재의 날’이 가까워질수록 모리나가제과의 비상용 초콜릿·젤리 제품은 평소 대비 20% 이상 매출이 증가할 정도다. 여기에 모리나가제과는 최근 비상용 과자 제품 마리(비스킷)과 밀크캐러멜을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두 제품 모두 유통 기한이 5년에 이른다.
모리나가제과 제품 개발 담당자는 “재난대비 비상식품의 최우선 조건이 열량과 영양이 고루 높은 과자라는 생각으로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모리나가제과는 비상용 식품 공급뿐 아니라 지자체와 함께 방재대책 관련 자료를 만들고 배포하는 등 사회적 책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재난포커스 (http://www.di-focus.com) - 이주현 기자(yijh@di-f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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