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대우인터 인수 효과는

포스코가 14일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사실상 이 회사의 새 주인이 됐다.

6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탓에 M&A 시장에서 주목을 받아온 포스코는 자신의 주력인 철강업종과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면서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포스코가 종합상사에서 자원개발 회사로 영역을 넓혀온 대우인터내셔널을 탐내왔던 것은 세계 시장에서의 영업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현재 포스코의 냉연제품과 특수강 등의 수출을 맡고 있으며, 상사 부문 매출에서 포스코의 비중이 20% 이상이고 포스코 해외 수출의 25%를 담당한다.

따라서 포스코가 이미 자사의 주력인 철강 판매에 익숙한 대우인터내셔널을 계열사로 편입한다면 110개국에 걸친 해외 판매망과 노하우를 그대로 살릴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자원개발 능력은 포스코엔 대단히 매력적이다.

포스코는 철광석과 연료 등 원자재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해외 자원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고 비철 금속 사업도 차세대 신성장 사업 분야로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자원의 탐사부터 상업 생산에 이르는 분야에서 경험을 축적해 온 대우인터내셔널의 무형 자산이 포스코에 고스란히 흡수되면 포스코의 사업 영역은 엄청나게 확장될 수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현재 미얀마 가스전, 마다가스카르 니켈 광산, 호주 유연탄광 등 에너지ㆍ광물 개발 광구 거점 15곳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이런 자원 개발 능력에 포스코의 안정적인 자금력이 뒷받침된다면 양측 모두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철강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전력사업, 플랜트 사업 등 프로젝트 개발 능력면에서도 대우인터내셔널은 업계에서 수준급으로 평가받고 있어 사업다각화를 모색하는 포스코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분석도 있다.

대형 M&A 경험이 풍부한 롯데그룹을 경쟁 입찰에서 제쳤다는 점에서 대외적으로 회사의 역량을 과시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2008년 말 고배를 마셨던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대한 ’쓰라린 기억’에서 벗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다른 재벌 그룹과 달리 ‘오너’가 없는 전문경영인 체제인 포스코가 태생적으로 안고 있던 과감성과 책임경영 부재에 대한 우려를 털어내는 효과도 예상된다.

포스코는 유력 종합상사를 계열로 두면서 명실상부한 ‘그룹화’ 작업에서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임기 중반으로 접어든 정준양 회장은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로 자신의 입지를 탄탄히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대우인터내셔널과의 ‘특수관계’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포스코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사의 관계가 밀착되면 다른 상사와 배타적이 될 수밖에 없다”며 “메이커(철강사)로선 판매망을 다변화하는 게 바이어 정보 수집이나 계약 조건 협상, 해외시장 확대에 유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상사 부문 계열사로 거양상사와 포스트레이드를 합병한 포스틸을 두고 있지만 해외 사업에서 두드러지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아 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메이커-상사’의 특수관계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의 해외 판매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다른 판매선과 균형 잡힌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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