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이동통신 사용자 환경이 무선 인터넷 중심의 3세대 환경으로 급속히 이동함에 따라 ‘손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을 둘러싼 사회ㆍ경제ㆍ문화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전망에 따르면 전체 휴대전화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약 20% 수준이며 2013년에는 40%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통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올해 초부터 자금이체, 조회, 증권거래와 신용카드 결제분야 등에 스마트폰을 활용한 전자금융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보험 업종에서도 전자청약서비스와 사고접수서비스 등 현장 중심 영업지원시스템으로 스마트폰이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연내 4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입자 확산 추이를 볼 때 올해 상반기 안에 거의 모든 금융회사에서 유사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마트폰을 활용한 보험서비스는 기존의 인터넷이나 휴대단말기(PDA, 웹북 및 노트북 등)를 활용한 전자보험서비스와 비슷한 형태로 주로 모바일오피스 또는 스피드 경영 등 사업비 절감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 접속 환경의 상시성과 응용 프로그램 설치, 사용 편의성 및 사용자 그룹의 확장성 등 이용자 관점을 고려할 때, 향후 인바운드형 마케팅 도구로의 활용도 가능하리라고 본다. 관련 산·학·연 전문가 집단에서도 스마트폰을 활용한 유망 사업 분야로 모바일 쇼핑을 소개하고 있다. 이는 과거 인터넷 쇼핑 초기 행태와 유사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가져다 줄 장밋빛 전망에 대해 보험권 일각의 경계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대다수 콘텐츠가 기존 전자보험서비스와 유사하고 보험정보의 특성상 이기종 운용체계(OS) 간 응용 프로그램 호환성과 보안성이 강화되어야 하는 등 기반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당장의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서비스 도입 경쟁에 치중해야 하는 보험사로서는 투자 부담 및 서비스 한계 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보험서비스가 한때의 정보기술 트렌드에 그치지 않고 수익 창출이 가능한 도구로서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용절감이라는 경영관리 도구 이상의 가치가 창출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사업모델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터넷 서비스 모델 개발의 선행 연구자인 티머스가 1998년 발표한 이론에 따르면, 바람직한 서비스 모델은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이해 관계자들의 역할과 그들 간의 정보와 돈 등 가치흐름, 사업 주도자가 얻는 수익의 원천, 참여자들이 얻는 잠재이익이 공존해야 한다.
이를 보험서비스 가치사슬에 접목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입자, 보험사 및 통신사라는 각 이해 관계자들이 자발적이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역할이 분담돼야 한다.
둘째, 사업 주도자인 보험사의 수익 원천이 반드시 설정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이해 관계자별 경제적 인센티브, 사업 수행 불편 등 전환비용 감소, 강력한 사용자 디바이스를 통한 보안문제 극복 등 직ㆍ간접적인 잠재이익이 공유될 수 있는 방향으로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험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이 추구하는 서비스를 전혀 새로운 신기술 서비스로 인식하기보다는 하나의 단일 제품에서 복합 기능을 편리하게 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 요구 변화에 따라, 기존 제품에 서비스를 융ㆍ복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네트워크 서비스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애플사가 해당 단말기를 폐쇄적인 하드웨어로 인식하지 않고 수많은 소프트웨어(콘텐츠)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시키는 네트워크 도구로 활용하여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디지털 생태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 차원의 무리한 서비스 개발보다는 불특정 다수와 수평적 파트너십을 형성해 서비스 플랫폼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 비즈니스 기회를 공유하려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보험업계에서도 보다 창의적인 사업모델 개발과 모든 인프라 확충에 부단한 관심과 노력을 경주하여 시대를 앞서는 스마트한 서비스로 진일보하기를 기대한다.
이건국 보험개발원 정보시스템본부장 kklee@kidi.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