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현상의 골프세상] 80대 골퍼되기

　주말 골퍼들이 좋은 스코어를 내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짧은 샷에서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수들은 ‘스코어는 숏게임’ 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필드에서 90대 중반 골퍼의 플레이를 자세히 관찰해보면 세컨드 샷 실수가 숏게임 실수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40m 남은 세컨드 샷에서 7번 혹은 6번 아이언을 들고 샷을 하면 대개는 뒷땅을 치거나 얇게 맞는 토핑 볼이 나온다. 핀까지 남은 거리는 약 80∼90m. 여기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린에 올려야 하는데 90대를 치는 주말 골퍼는 이를 놓친다. 네 번째 샷으로 간신히 그린에 올리지만 핀에서 10m 떨어진 곳에 볼이 놓인다. 운이 좋아 투 퍼트로 막으면 더블보기, 스리 퍼트라도 하는 날에는 트리플보기가 기록된다.

　더블보기, 트리플보기는 숏게임 기술이 부족하거나 퍼팅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다. 단지 130m 정도의 세컨드 샷에서 정타를 때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뒷땅이나 토핑만 하지 않았더라면 그린 근처에 볼을 가져다 놓고 스리온은 가능하기 때문에 파를 노리다가 보기로는 막을 수 있다.

　평생 보기 플레이어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골퍼들은 130∼140m 아이언 샷의 문제를 갖고 있다. 따라서 80대 골퍼가 되기 위해서는 숏게임 기량이 필요 없다. 7번, 8번 아이언의 정타 확률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80대 후반 골퍼가 될 수 있다. 보기 플레이어 혹은 90대 중반 골퍼라면 일주일에 두 번씩 7번, 8번 아이언만 가지고 연습장에 가서 정타로 볼을 맞추는 연습을 해야한다.

　폼도 필요없고, 스윙 패스도 필요없다. 정확한 임팩트가 가장 중요하다. 약간 슬라이스가 나거나 훅이 난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 세컨드 샷으로 그린 근처 20m 지점에만 가져다 놓으면 최악의 경우라 해도 보기로는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코어가 안 나올 때, 구력이 짧아서 숏게임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한탄할 필요가 없다. 세컨드 샷 아이언을 정타로 칠 수만 있다면 스코어는 저절로 좋아진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 아예 80대 초반 골퍼가 되려면 퍼팅 기술을 익혀야 한다. 3m 퍼팅 매트를 하나 사서 집안 거실 귀퉁이에 놓고 하루도 빠짐 없이 하루에 10분씩만 짧은 퍼트 연습을 하면 6개월 내에 퍼팅에서만 5스트로크는 줄어든다. 80대 초반 골퍼가 되는 일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