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IT인력 고령화 해답은 없나

IT인력의 고령화는 대부분의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 중 하나다. 많은 기업의 IT조직은 역 피라미드 혹은 도자기형의 기형적인 인력 구조를 갖추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배경은 약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많은 기업들이 IT조직을 확장하면서 대량으로 정규직 직원들을 선발했다. 외주 용역이나 IT아웃소싱의 개념이 생소했기 때문에 신규 프로젝트가 있을 때마다 정규직 직원들을 선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외환위기 시절에는 신규 직원 선발이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오늘날의 도자기형 조직구조가 생겨난 것이다. 이런 문제는 비즈니스 부서에도 존재하지만 IT부서의 경우엔 더 심각하다.

 은행은 평균 근속연수가 15년 이상인 직원이 전체 IT조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곳이 많다. 근 10년간 신규 인력 충원이 20명 정도에 그친 곳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IT인력의 고령화는 잠재적인 위협 요소를 지니고 있다.

 중간 간부를 맡고 있어야 할 40대 초반에도 여전히 코딩 작업을 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코딩 업무를 계속한다면 긍정적이지만, 인사 적체 등으로 불가피하게 해당 업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생산성은 저하되는 반면 높은 인건비로 인해 회사 경영에는 큰 부담을 안겨주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IT부서 근무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결과적으로 IT부서는 고령화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현재의 고참 인력들이 은퇴하는 10년 후가 되면 심각한 인력 부족 현상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한 중견기업의 CIO는 “인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젊은 인력을 수혈하고 싶지만, 정규직을 채용하기가 쉽지 않아 계약직을 주로 채용한다”면서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 내부 IT 역량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IT아웃소싱이 한 방책이 될 수 있겠지만, 개발과 운영이 명확하게 분리돼 있지 않은 중견·중소기업들로서는 IT아웃소싱조차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IT전문가 제도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부서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제대로 시행되는 곳은 거의 없다. 모 은행도 몇 년째 계획만 하고 있을 뿐,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해답이 없다고 모두가 관망만 한다면, 고령화 문제는 언젠가는 IT조직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될 것이다. 이는 IT부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다 적극적인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 전사적인 관심과 애정도 아쉽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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