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의 미래서비스 전략은 애플에 의해 촉발된 방송통신시장 위기감을그대로 반영했다. 방통위는 ‘융합과 모바일 시대를 선도하는‘이라는 문장으로 미래서비스 전략 수립 목적을 분명히 했다. ‘서비스-장비-단말기-부품’ 등으로 이어지는 통신방송시장에서 상위개념인 서비스 활성화를 통해 이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소프트웨어(SW)와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방통위 생각이다.
방통위가 진단한 세계 정보통신 산업 트렌드의 핵심은 ‘모바일과 융합’이다. 구글과 애플은 이미 새로운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해 네트워크·단말·OS 등을 아우르는 혁신적인 서비스 플랫폼을 주도해 시장을 선점한 상황이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콘텐츠 유통 구조도 바꾸어놓았다. 수 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도록 장터를 열어놓았다. 융합형 서비스를 기반으로 아이팟터치와 아이패드에 이어 애플TV까지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구글 또한 검색서비스로부터 시작해 휴대폰OS를 선보였으며, 이제 곧 TV용 플랫폼도 공개할 예정이다. 경쟁체제도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휴대폰제조사끼리의 경쟁, OS 기업들끼리의 경쟁은 이제 의미가 없다. 경계를 넘나드는 수평적·수직적 경쟁이 확대되고, 서비스 중심으로 생태계가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이미 성숙단계로 접어든 방송통신 시장에서의 새로운 돌파구를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한국 경제 성장에 일익을 담당했던 휴대폰·TV 등 하드웨어(HW)는 이미 세계 일류 수준에 도달해 성장 잠재력이 감소한 상황으로 분석했다. 중국과 대만 등 후발국들의 추격도 위기의 한요인이다. 한중 간 정보통신 기술격차는 2003년 2.6년에서 2006년 1.7년으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SW 분야에서는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닌텐도나 애플 아이폰의 성공에서 확인했듯이 SW경쟁력은 HW 경쟁력을 좌우하는 조건이 됐다. 그러나 우리의 SW개발역량지수(2.94)는 인도(4.30)나 미국(3.06)은 물론 중국(2.97)에 비해서도 뒤떨어진 현실이다. 방통위는 HW나 개별 품목 중심의 진흥 정책에서 탈피해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진단, 타개책으로 이번 정책을 내놨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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