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 업체들이 해외 사회간접자본(SOC) 시장에서 미래 생존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시장을 주름잡았던 일본 전자 업계지만, 지금은 전통 주력사업에서는 오히려 한국과 중국을 추격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거 최고의 가전 업체였던 미국 GE가 SOC·금융 사업을 중심으로 구조를 재편했던 것과도 흡사해 관심을 끈다.
6일 현지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히타치·도시바·샤프 등 일본 내 주요 전자 업체들은 최근 해외 철도·핵발전 등 SOC 분야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는 추세다.
기존 주력 사업인 전자·IT 시장에서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면서 이익 구조를 갖추기 어려운 반면, SOC 시장은 친환경 바람을 타고 비약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그 일환으로 지난주 마사유키 나오시마 일본 경제무역산업상과 히타치·도시바의 최고 경영진들은 인도를 방문, 델리-뭄바이 간 1500㎞ 연장의 철도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기도 했다. 해외 SOC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민관 차원의 의지를 반영한 신호인 셈이다.
히타치는 최근 지난 2006 회계연도 이후 4년 연속 손실을 기록한 뒤, 철도 사업을 현재 1700억엔(약 2조원) 규모에서 오는 2015년 3500억엔(약 4조2400억원)으로 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유럽 대륙에 적극 진출하기 위해 영국에 철도 사업 관련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도시바는 오는 2015 회계연도까지 39개의 원자로를 건설하겠다고 선언하며, 핵발전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도시바는 현재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함께 전세계 원자로 시장의 양강 업체다. 최근 일본 정부는 베트남이 추진중인 핵발전소 건설 사업에 자국 업체들을 선정해 달라며 정부의 지원 의지도 분명히 했다. 또 베트남측에 일본 고속철인 ‘신간센’도 도입토록 제안했다.
샤프는 지중해 역내 국가들을 대상으로 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내년 초 이탈리아 최대 전력회사인 에넬과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유럽 내에 박막 태양전지 셀 생산라인도 구축키로 했다.
일본 전자업체들의 이 같은 행보는 과거 GE의 사업 구조 고도화 사례와 유사하다. GE는 지난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80%를 SOC 관련 사업에서 벌어들이면서 이제 전자 업종의 색깔을 벗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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