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와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온라인게임 ‘에이지오브코난(Age of Conan:Hyborian Adventures, 이하 코난)’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 4월 말부터 두 차례의 맥시멈 테스트를 실시한 코난은 극사실적인 그래픽과 선정성, 이용자 간 대결(PVP)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게임 환경, 하드코어적인 전투시스템 등으로 성인 남성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시장에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제외하고는 외국 작품이 성공한 전례를 찾기 힘들다. 외국 특유의 정서가 국내와 서로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네오위즈게임즈는 1년 동안 현지화 작업을 거쳐 새로운 코난을 내놨다.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사실적 전투는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착한’ 온라인게임만 해 본 사람들이라면 코난은 문화충격감이다. 게임 내 NPC에게 말을 걸면 욕설은 기본이다. 마을 한편에는 목 맨 시체가 자연스럽게 매달려 있다. 길가에는 피투성이 시체들이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다. 선정성은 물론이고 폭력성과 잔인성 면에서 코난은 확실한 성인게임이다.
전투시스템인 ‘페이털리티(Fatality)’는 남성들의 전투본능을 일깨워준다. 이 시스템은 일정조건 만족 시 발동하는 마무리 시스템이다. 적의 목을 꿰뚫거나 머리를 날리는 등의 잔인한 효과를 포함하고 있다. 페이털리티가 성공하면 화면 전체에 피가 튀며 상대방은 즉사한다. 격투게임 ‘모탈컴뱃’과 유사하다. 이 페이털리티가 발동되면 팀원 모두에게 10초간 전투에 이로운 효과들이 지속되며 유저가 느끼는 쾌감은 보너스다. 반면에 페이털리티로 자신의 캐릭터가 난자당한 사람은 전의를 불태울 수밖에 없다.
코난의 핵심콘텐츠는 PVP와 공성전이다. 길드원과 파티원 이외에는 모두가 적이다. 일단 마을 밖으로 나가면 사방에서 싸움이 벌어진다. 심지어 마을 안 경비병이 보는 앞에서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채광이라도 할라치면 여기저기서 칼날이 날아온다. 근처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미니맵에 채집하는 사람의 위치가 표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PK로 사망시 아무런 페널티가 없기 때문에 죽이는 쪽도, 죽는 쪽도 큰 부담은 없다.
코난은 독특한 분위기와 중독성 있는 시스템을 가졌다. 성인 남성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가득하지만 초보자들에게는 너무나 불친절하다. 초보자가 게임을 배울 수 있는 안내가 턱없이 부족하다. 유저들의 컨트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PVP 시스템은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초래하기 쉽다. 이기는 사람은 계속 이기고, 지는 사람은 계속 진다. 초보자들에게 큰 장벽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한마디로 코난은 PVP에 자신있는 남성유저들에게는 최고의 게임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게임이 될 수 있다. 일부 사람들만이 열광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 게임의 서비스를 맡은 네오위즈게임즈가 이러한 약점을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흥행 성공의 관건이다.
김시소 플레이포럼 기자 siso@playfor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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