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OECD 국가 경쟁력을 평가하는 자료들이 심심치 않게 발표된다. 2008년 이후에 발표된 ICT 관련 국제지수는 대부분 대한민국의 ICT 경쟁력이 저하된 것으로 발표됐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경쟁력지수(기술수용적극성 부문)’는 2008년 13위에서 2009년에 15위로 떨어졌다. 지난 2월에 발표된 전기통신연합(ITU)의 ‘ICT발전지수’도 2008년도 2위에서 2009년에 3위로 1단계 하락했다. 지난달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네트워크 준비지수(NRI)’도 2009년도 11위에서 15위로 4단계나 밀려났다.
최근 발표된 지수들을 바탕으로 살펴볼 때, 대한민국의 ICT 경쟁력은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보통신부 폐지로 인한 경쟁력 저하, 같은 연장선상에서 ICT 정책의 분산으로 인한 컨트롤타워 부재 등이 주된 이유로 지적된다.
ICT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고 ICT의 퇴보는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국제지수에 대해 냉철하고 객관적인 정책판단이 필요하다. 일련의 국제지수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대안 모색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WEF는 68개 세부항목 중 42%인 29개 항목에만 객관적인 자료를 사용했고 나머지 부분은 응답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설문조사로 구성됐다. 예를 들면 ‘네트워크준비지수’는 환경, 준비도, 활용도 3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대한민국은 주관적 요소가 적은 활용도 부문에서는 1위를 차지했으나 주관적 요소가 많은 30개 세부항목 중 환경 분야(27위)에서 입법부 기능과 역할(110위), 정부규제(98위) 등에서 뒤처졌다.
다른 기관의 지수와는 달리 100% 객관적 자료로 국가순위를 책정하는 ‘ICT발전지수(ITU)’에서는 우리나라가 159개국 중 스웨덴, 룩셈부르크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대한민국이 절대 강점을 갖고 있는 ‘성인문자해독률’과 ‘중고등교육기관총취학률’로 구성된 ‘ICT능력’ 부문이 절대적인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설문조사와 같은 자료 부분이 없다는 것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이런 국제지수에 대처하는 사고와 투자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선 첫째, 국제통계기구에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ITU, OECD, UN의 정보화 지표 작업반에 적극 참여하여 지표 구성 및 기존 방법론의 문제점을 제기·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동일 연장선상에서 유럽과 미국 위주로 되어 있는 기존 지표들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이동전화가입자수‘ 측정 시 선불카드 방식이 일반적인 국가들과 우리처럼 후불방식인 국가들의 실적을 모두 반영할 수 있도록 집계방식이 개선돼야 한다. 셋째, ’전자서명보급률‘처럼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정보보호 분야의 세부지표 개발에 보다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통계 집계방식을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야 한다.
지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ICT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이제부터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다.
김승건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통계정보센터장·행정학 박사 trust@it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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