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지능형 홈 산업육성위한 지상 좌담회

 인간에게 쾌적하고 안락한 환경을 제공하는 홈네트워크가 우리 주변에서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신축된 아파트를 중심으로 조명·전력·난방 등의 조절을 외부에서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 그야말로 언제, 어디서나 집안의 기기를 조절할 수 있는 지능형 홈 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산업적인 측면에서 지능형 홈은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다.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지능형 홈 시장은 지난해 기준 1조3400억원에 불과하다. 홈 플랫폼 장치, 미디어센터 PC, 네트워크 미디어 정보가전, 홈오토메이션, 유무선 홈네트워킹을 포함한 수치다. 또 기축 아파트에도 이를 적용해야 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간 국가간 난립했던 홈네트워크 표준이 우리나라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을 중심으로 표준 제정에 나서면서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자신문은 이에 따라 그간 홈네트워크 표준화에 대한 영향을 살펴보고 향후 지능형 홈 사업의 방향을 타진해보고자 한다.

◆참석자

김은경 지식경제부 전자정보산업과/사무관

박장원 방송통신위원회 네트워크기획보호과 사무관

강영식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연구사

문경덕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부장

최상만 한국홈네트워크산업협회 실장

조휘만 한국토지주택공사 미래전략처 부장

윤기권 서울통신기술 상무

사회 송양회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정보통신표준과장

 ◇사회(송양회 기표원 정보통신표준과장)=정부는 그간 지능형 홈 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과 기술을 준비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어떤 정책들이 추진돼왔는지 점검해 보겠습니다.

 ◇김은경 지경부 사무관=지능형 홈 산업은 방송·통신·가전·건설·의료 등 첨단 기술과 서비스가 융합된 대표적인 IT 융복합 산업이다. 그간 정부의 투자로 초기시장 형성에 성공했다. 최근 신축된 대부분 아파트에는 지능형 홈서비스가 제공된다. 또 문제점으로 지적된 기축 아파트까지 지능형 홈 서비스가 확산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통해 추진 중이다. 이 시범사업은 연내 기축 주택을 대상으로 거주민의 건강과 오락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또 내년부터 u시티는 물론 전력망 효율화와 같은 스마트 그리드와도 연계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각 업체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홈기기, 홈서비스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플랫폼, 유무선 네트워킹 기술, 지능형 정보가전 등 핵심 원천기술 개발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박장원 방송통신위원회 사무관=우리나라는 홈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필수적인 IT인프라와 뛰어난 국민 역량을 갖추고 있다. 홈네트워크는 미래 산업으로서 신규 일자리 창출은 물론 전력효율화를 통한 녹색성장에도 일조할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정부도 산업 육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3월에는 방통위·지경부·국토부 등 3개부에서 공동으로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 기준’을 제정했다. 그간 확산 추세가 미진했던 홈네트워크 설비의 명확한 설치 기준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홈네트워크 설비는 구내 통신선로 설비의 일부인데 건축물의 건축시 배관, 배선 등을 미리 설계해야 추후 장비 설치시 편리성은 물론 건축물의 미관도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정책적 차원에서 방통위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등 구내에 접지설비, 구내설비, 선로설비 및 통신공동구 등에 대한 기술 기준 개정도 완료한 상태다. 또 홈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기기와 통신망에 연결해 사용하는 접속장치 등에 대해서는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국가 인증을 실시 중이다.

 ◇사회=그간 정부가 추진했던 성과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최근 기표원은 홈네트워크와 관련한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얘기봅시다.

 ◇강영식 연구사=홈네트워크는 한국을 포함해, 영국·일본·중국 등 4개 나라에서 표준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조차도 호환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5일 공청회에서 공개한 대로 우리나라가 추진하는 홈네트워크 상호연동 프로토콜 KS 표준은 기존 제조업체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서로 다른 이질적인 기술이 적용된 홈네트워크 기기간 상호연동을 보장한 기술이다. 사용자는 기호에 맞는 기기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장비와 서비스 공급자는 이미 설치된 장치의 제조사가 아니더라도 상호연동이 가능한 자사의 장비를 공급할 수 있어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기술이 KS표준으로 제정되면 내년 3월 시행 예정인 ‘지능형 홈 설비 설치 및 기술 기준’을 만족시키는 기술기준이 마련되고 ISO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상호연동 표준을 채택한 최초의 국가가 된다.

 실제로 국제표준화기구인 ISO는 독일의 ‘Konnex’, 일본의 ‘Echonet’, 중국의 IGRS 등 세계 주요국이 제안한 기술을 복수표준으로 채택했지만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 것이 이슈로 대두하고 있다.

 이번 표준화 마련은 국내 산업의 활성화는 물론 2014년 820억달러가 예상되는 세계 홈네트워크 중심기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고 본다.

 ◇문경덕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부장=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상호연동 기술 기준을 충족할 국가표준기술을 개발했다. 또 업체들이 제품 개발에 참조할 수 있도록 SW 참조코드를 공개하는 등 산업활성화를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상호연동 미들웨어 기술은 지능형 홈기기 개발 업체가 추가로 SW 제공만으로 상호연동을 가능할 수 있다. 소비자가 홈 기기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점이 옮겨진 것이다. 이 기술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신기술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각국 표준을 인정하면서도 이들간 상호연동을 제공하려는 국제 표준화의 맥락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사회=이번에 마련된 표준이 향후 산업계에 미칠 파장과 이후 우리가 준비해야 할 일을 점검해 보자.

 ◇조휘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장=LH는 지난 2006년 7월 설계분부터 분양주택에 지능형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지능형 주택의 CPU에 해당하는 게이트웨이의 유지보수와 발전을 고려해 월패드와 분리해 세대 단자함에 별도 게이트웨이를 설치하고 있다. 특히 게이트웨이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자문과 회의를 거쳐 사내 표준을 만들었고 이에 따라 게이트웨이에 대한 BMT 시험성적서를 제출받고 있다. LH는 또한 지난해 정부가 마련한 기술 기준의 상호연동성을 제공하는 홈네트워크 중심기기를 2011년 3월 이후 지능형 홈설계부터 적용할 준비가 돼 있다.

 ◇최상만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 실장=일단 이번에 마련된 상호연동 표준 기술이 마련된 것에 대해 업계 일원으로 기대가 크다. 아울러 기업 차원에서도 산업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강구 중이다. 협회 차원에서도 기업의 차별화된 서비스나 제품 개발에 제약이 되지 않는 선에서 관련 기업간 합의를 통해 산업계 표준을 2007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 2월 26일부터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 기준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3개의 실무그룹(WG)과 프로젝트팀을 구성하고 있다. 프로젝트팀에서는 홈게이트웨이, 월패드, 단자서버 등 중심기기의 사양을 정의하고 표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작성된 표준안은 표준 WG에서 심의해 KS표준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윤기권 서울통신기술 상무=홈네트워크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기기간의 상호 연동성을 보장해야 완전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는 모든 정보기기의 통신표준을 의미하는 것으로 확대해석의 위험도 안고 있다. 지난해 마련한 기술 기준 수립은 산업계에서 사업화 방향을 수립하는 데 바람직한 결정으로 생각한다. 지금은 신축 주택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지만 한국형 홈네트워크의 표준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의 기회도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나 태국·필리핀 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주거환경을 가진 나라들이 우리나라의 기술의 관심을 갖고 벤치마킹 노력을 하고 있다. 또 향후에는 RFID/USN, u헬스, 스마트그리드 등 다양한 산업기술을 지능형 홈과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사회=이제 향후 정부가 추진해야 할 일과 산업계가 해야 일에 대해 찾아보자.

 ◇김은경=그간 정부에서는 다양한 법제도와 표준화 노력을 통해 산업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홈네트워크 산업이 애초 기대보다 성장이 더딘 것은 3D산업의 ‘아바타’와 같은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없는 데 있다. 지금까지 홈네트워크 산업은 기기 판매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고객의 구매욕구를 자극할 만한 서비스가 없는 데 따른 것이다. 즉 지속적인 구매욕구로 연결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따라서 애플의 앱스토어가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성장을 낳았듯 참신한 아이디어와 서비스, 콘텐츠가 오히려 기기 구매를 유발하는 뇌관 역할을 하는 시대가 됐다. 따라서 홈네트워크 산업도 개방형 홈서비스 인프라를 기반으로 누구나 참신한 아이디어로 홈서비스를 개발하고 보급할 수 있는 개방형 구조의 SW아키텍처를 확보해야 한다. 또 정부 차원에서 3D·실감TV 등 홈네트워크에 연결시켜 지금까지 체험하지 못했던 살아 숨쉬고 감정을 갖는 신개념의 가정을 실현하는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박장원=홈네트워크 산업은 현재 원격제어나 가스누출 감지 등 단순한 홈오토메이션 기능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방송과 통신이 결합한 IPTV, 유선과 무선이 결합한 펨토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와의 결합은 더욱 새로운 신산업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방통위는 이 같은 신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제도적·정책적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겠다. 일례로 홈네트워크를 통한 IPTV 서비스 제공, 센서네트워크인 사물통신 등과 다양한 결합 서비스 구현이 그것이다.

정리=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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