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R&D 융합으로 신기원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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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전 노어플래시의 기능적 장점과 소프트웨어까지 결합한 ‘원낸드’라는 퓨전 반도체로 30배 이상의 성능을 실현했듯이, 이제 국가 산업 연구개발(R&D)도 ‘융합’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합니다.”

 21일 지식경제 R&D전략기획단장으로 임명돼 정부 산업기술 R&D를 총괄 지휘하게 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57)은 산업 R&D의 혁신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원낸드 전략으로 반도체 산업의 변곡점을 돌파했던 것처럼, 우리나라 산업 R&D도 ‘융·복합’으로 주력산업 정체기를 뚫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황 단장은 “원낸드로 경쟁자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음에도, 그 다음 생각은 ‘DNA칩’을 향하고 있었다”며 “DNA칩이야말로 반도체 기술과 바이오·의학·나노기술이 총집결된 융합 기술의 정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IT를 기반으로 다양한 이질적 기술들이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융·복합 기술’은 이제까지의 제품 혹은 기능의 단순한 결합에서 한걸음 더 발전한 거대산업 간 융·복합을 의미한다”며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이라는 전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산업기술 R&D 혁신 방향에 대해서는 추격형에서 선도형 전환을 첫손가락에 꼽았다. 황 단장은 “R&D가 기술을 위한 기술 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장까지 연계되는 R&BD 형태로 개편해 나가겠다”며 “차세대는 물론이고 차차세대의 미래 대형 먹을거리 사업을 발굴하고, 그것을 향한 세부 실천 전략까지 제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엄정한 평가를 도입하되 신명나는 R&D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욕도 펴보였다. 황 단장은 “연구자들이 창의적 과제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생산적 실패’일 경우 이를 용인하고, 오히려 더욱 장려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 것”이라며 “연구자들이 마음놓고,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진행 중인 과학기술, 산업기술, 국방기술의 3대 영역 간 연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섭형 R&D가 요구받고 있듯이, 산업기술이 고유 영역을 넘어 과학·국방 기술과 자유롭게 만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총 4조4000억원에 달하는 지식경제 R&D 예산 및 집행에 대해서는 ‘임팩트(효과)’를 강조했다. 황 단장은 “같은 돈 1000만원을 100억원 같이 쓸 수도 있고, 100만원처럼 쓸 수도 있는 일”이라며 “중소기업 R&D도 좋은 생각을 키워 주변 산업까지 임팩트있게 만든다면 그게 대기업 R&D보다 유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 단장의 임기는 3년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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