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성공파도](312) 동료와 싸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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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드기와 아주까리가 만났다. 목소리 크고 산만한 동료와 깐깐하고 차가운 동료가 맞붙었다. 한 명은 업무에 방해된다고 조용히 좀 하라고 하고, 한 명은 그 꽁한 표정으로 옆사람 불편하게 좀 하지 말란다. 웃자고 시작한 농담에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고, 풀자고 만난 술자리에서 언성이 높아지기도 한다. 상사에게 밉보이는 것보다 동료와 트러블 생기는 게 더 불편하다. 애들도 아니고 다 큰 어른들끼리 마찰을 피할 방법은 없을까?

한 나무에 붙은 잎들도 똑같은 게 없는데 어찌 서로 꼭 맞으랴? 원래 두 사람 이상의 관계가 엮어지면 필연적으로 갈등이 생긴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릴렉스하자. 모두다 이러고 산다. 그렇게 껄끄러운데 어떻게든 화해를 해보려고 노력하면 더 일이 꼬인다. "왜 이럴까? 싫어하면 안돼, 서로 사이가 좋아야지"라고 너무 조바심 내지 말고 당분간 심드렁하게 지내보자. 다만 지금 이상의 적대감정을 키우거나 패를 가르는 행동은 정말 애들 같은 모습이다. 진심으로 좋아할 순 없더라도 나름대로 인정해 줄 만한 구석은 있지 않은가? 어디 가서 섭외를 잘 하든, 똑같은 작업을 싫증 없이 해내든, 뒷마무리가 확실하든, 어느 한 구석이라도 인정해줄 지점은 있다. 서로 못 갖고 있는 지점을 서로가 해내고 있는 것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은 알게 모르게 서로 의존한다. 손가락들이 최고 논쟁을 벌였다. 엄지가 말했다. "최고를 지칭할 때 나를 쓰니까 내가 최고야!" 검지가 말했다. "어딘가를 가리킬 때 내 손가락을 사용하니까 내가 최고야!" 중지가 말했다. "키가 제일 크니까 내가 최고야!" 약지가 말했다. "결혼반지 낄 때 내 손가락에 끼니까 내가 최고야!" 새끼 손가락은 할 말이 없었다. 그러다 한 마디 했다. "너희들! 나 없으면 병신 된다!". 마음 맞는 사람하고만 일할 수 있는 회사는 없다. 그가 없으면 나도 힘들다. 회사는 친구를 사귀는 곳이 아니라 일을 해내는 곳이다. 너무 마음 쓰지 말고 일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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