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통합부처] 추락하는 각종 지표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한국의 네트워크준비지수(NRI) 순위

 한국이 ‘IT강국’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만큼, 전 세계 IT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갈수록 초라해지고 있다.

 지표를 보면 한국은 과거 작은 시장 규모에도 불구하고 최첨단 IT 기술의 ‘테스트베드’이자 ‘리트머스 시험지’로 떠올랐으나 추락하는 각종 지표들은 우리가 ‘우물안 개구리’에 불과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09년 말 기준 세계 133개국의 정보통신기술 이용 환경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한 ‘2010년 네트워크 준비지수(NRI:Network Readiness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15위를 차지해 2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NRI 순위는 2003년 20위(조사대상 75개국)를 시작으로 2008년에는 9위(127개국)로 상승세가 이어졌으나, 2009년에 11위로 하락한 데 이어 이번에 다시 15위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 2월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전 세계 159개국을 조사해 ICT 접근성·활용·이용능력 3개 부문을 종합 평가한 결과에서도 한국의 순위는 2년 연속 하락했다. 우리는 2007년과 2008년에는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으나 지난해 2위로 내려앉은 데 이어 올해 3위로 추락했다.

 두 기관의 평가를 분석하면 한국의 정보통신기술 수준과 활용도·이용능력 등 민간 이용자의 수준은 세계 최고를 기록했으나 입법과 관련 규제, 교육체계 등 정부의 활동영역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순위가 떨어졌다.

 실제로 WEF 평가 결과 정보통신 관련법의 수준 등을 비롯한 정치, 규제 환경은 23위에서 38위로 낮아졌다. 과학기술 인력 및 연구기관의 수준을 포함한 인프라 환경은 13위에서 17위로 각각 하락했다.

 MB 정부가 출범하며 IT산업 규제와 진흥을 총괄하는 정통부와 과학기술부 없애거나 축소하면서 시장의 실패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상실된 것이다. IT홀대론으로 이어져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국가적인 IT 연구개발(R&D) 역량도 후퇴한 결과다.

 최근 애플 아이폰으로 촉발한 스마트폰 혁명에서도 한국은 뒤처졌다. 애플은 전 세계에서 80번째로 한국에 아이폰을 공급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무선인터넷 규제를 탄력적으로 개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핵심인 SW개발역량도 수립하지 못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과학·기술·산업 지수’보고서에 따르면 SW 투자비율은 1.8%로 21개 국가들 가운데 핀란드(1.5%) 다음으로 가장 낮은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