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양문석 방통위원 카드’를 사실상 폐기했다.
민주당은 12일 개최된 국회 본회의에 ‘양문석 보궐 방송통신위원 임명추천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지난 7일 열린 본회의 미상정에 이어 두번째다. 이날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안건은 공식 의제로 논의되지 못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당이 최근 방통위원으로 내정한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의 업무 경력과 관련, 추후 논의할 사항이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
우 대변인이 밝힌 ‘재논의 사항’이란 방통위원 임명에 대한 법률적 결격 사유를 말한다. 현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의 제5조에 따르면 방통위원 또는 위원장의 임명 자격은 ‘방송·언론 또는 정보통신 관련 단체나 기관의 대표자 또는 임·직원의 직에서 15년 이상 있거나 있었던 자’ 등으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양 총장의 경우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사무총장직을 현재 2년여 해오고 있다. 언개련 산하 공공미디어연구소장직 역시 지난 2008년 당시 수개월간 수행했던 것이 주요 경력의 전부다.
당내에서는 지도부가 방통위와 여당의 반대논리에 치우쳐, 관련 법리해석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방통위원직이) 민주당 추천 몫이라고는 하나, 법적 절차상 최종 임명권자는 대통령”이라며 “하지만 12일 현재까지 청와대에는 후보자(안 총장)에 대한 이력서 한 장 넘어온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국회 회기 중 마지막 본회의는 오는 20∼21일 양일간 속개된다. 민주당이 이 때도 양 총장의 방통위원 임명추천 안건을 상정하지 않으면, 재공모 등의 절차에 새롭게 착수하게 돼 신임 방통위원 선정은 상당 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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