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원조’ 반도체사업장인 기흥공장에 정신과 전문의가 배치됐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정신과 전문의와 계약을 맺고 이달부터 기흥사업장 내 진료소에서 1주일에 하루 정도 필요한 임직원들에게 정신과 상담 및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사내진료소는 임직원 수가 많은 대기업 사업장에 응급상황에 대비하거나 간단한 진료 및 처방을 목적으로 설치돼 있지만, 대부분 내.외과 중심이다.
삼성전자의 본사이자 최대 사업장인 수원사업장에도 심리상담사가 있지만 정신과 전문의는 지금까지 배치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기흥 반도체공장에 정신과 전문의를 두기로 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꿈의 일터 만들기’ 사업의 연장선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삼성전자는 최근 전국의 반도체사업장을 첨단 이미지를 내포하는 ’나노시티’로 명명하고 기흥.화성.온양 사업장을 개별적으로는 대학캠퍼스를 연상시키는 ’캠퍼스’로 고쳐 부르기로 했다.
명칭에 걸맞게 반도체 사업장의 작업 및 주변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를 만드는 반도체 사업장은 삼성전자를 오늘날 세계 최대의 전자업체 반열에 올려놓은 1등 공신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반도체 업종은 ’천수답’으로 불릴 정도로 업황변동이 심하고 경쟁도 치열해 반도체사업부 직원들이 업무에 임하는 긴장도는 그만큼 높다고 한다.
삼성전자가 지난 2년여간 진행된 글로벌 반도체업계의 사활을 건 ’치킨게임’에서 이겨 올 1분기에 4조3천억원(잠정치)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은 그런 반도체사업부의 공이 컸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지난 1월 있었던 이 회사 반도체사업부 간부의 자살 사건은 반도체 분야 임직원들이 겪는 스트레스의 강도를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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